[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천지창조는 경이롭다. 누구도 그 과정을 알지 못하고 결과의 공간에서 삶을 살고 있긴 하지만, 그 과정은 경이롭고 신비로운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영화 '노아'는 그 과정이 담긴 듯 관객을 착각하게 한다. 경이롭고, 신비로우며 환상적이다. 성서에 담긴 이야기들이 하나씩 스크린에 구현되는 걸 보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물론 '노아'는 천지창조와 관련한 건 아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제목에서 드러났듯 '노아의 방주'가 중심이다. 영화는 창세기 6~8장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에 대한 감독의 고민과 상상이 오롯이 담겼다.
아담과 이브의 세 아들인 카인과 아벨, 셋.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이고, 카인의 후손은 땅을 지배하며 산다. 셋의 후손 노아 가족은 카인의 후손을 피하며 신의 뜻을 지키며 살아간다. 그러다 노아는 꿈속에서 탐욕이 가득한 세상을 심판한다는 창조자의 계시를 받고 거대한 방주를 짓는다.
그 방주에 오를 수 있는 건 모든 종의 암수 한쌍과 노아의 가족뿐. 하지만 카인의 후예들은 방주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이에 맞선 노아의 이야기와 방주 안에서의 일들이 영화의 핵심이다.
'더 레슬러'와 '블랙 스완'으로 평단을 사로잡았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이 엄청난 이야기를 판타지와 드라마를 섞어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켰다.
신의 뜻을 지키며 살아온 노아의 가족을 위해 땅에서 솟아오르는 꽃과 나무, 숲, 물로 기적을 표현했다. 천지창조 때 만들어졌으나 인간을 돕다 신의 저주를 받고 타락천사 혹은 감시자들, 거인족으로 불리는 거대한 진흙 돌덩이 빛은 노아를 돕는다. 감독은 이들 빛을 충분히 판타지적 요소로 그려냈고, 그 회개 과정 역시 마찬가지로 환상적이다.
이외에도 1200평, 6층 규모의 거대한 방주로 들어오는 각종 동물과 조류, 엄청난 규모의 홍수 장면 등 장엄한 광경이 판타지 영화로써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작비 1억5000만 달러(약 1591억원)를 들여 물량공세를 펼치지만, 배우들에 의해 완성된 드라마도 관람 포인트다. 신의 뜻을 따르려는 노아 역 러셀 크로우,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노아의 아내 역 제니퍼 코넬리, 노아의 할아버지 므두셀라 역 안소니 홉킨스, 노아의 첫째 아들 셈 역인 더글러스 부스와 셈의 아내 일라 역 엠마 왓슨, 또 다른 아들인 함 역 로건 레먼, 노아와 대치하는 두발가인 역 레이 윈스턴 등은 인간이 느끼는 공포와 갈등, 고뇌, 그리고 희망을 제대로 담아냈다.
그 과정에서 선과 악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전한다. 일라가 잉태한 새 생명을 두고 벌이는 가족 간 불화가 대표적이다. 인류가 멸망하느냐, 아니냐의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이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도 선한 자 없고, 악하기만 한 이도 없다. 앞서 함이 데리고 떠나려던 여자아이를 죽음 앞에서 외면한 노아는 또 다른 생명을 앞에 두고 결단을 내린다. 선택을 해야 하는 입장의 인간, 그 결과는 인간의 의지에 따라 달려 있다는 걸 대런 감독은 은연중에 전한다.
창조주는 타락한 인간 모두에게 벌을 내린 것 같았지만 결국 인간은 어려움에 도전한다. 물론 그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스크린에 담긴 장관도 볼거리지만, 등장인물들이 전하는 인간의 드라마가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유다. 성경에는 등장하지 않는 두발가인과의 대치도 드라마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한다.
종교적인 색채를 버릴 수 없는 '노아'. 관객이 감독의 상상력과 고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린다. 139분. 15세 관람가. 20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천지창조는 경이롭다. 누구도 그 과정을 알지 못하고 결과의 공간에서 삶을 살고 있긴 하지만, 그 과정은 경이롭고 신비로운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영화 '노아'는 그 과정이 담긴 듯 관객을 착각하게 한다. 경이롭고, 신비로우며 환상적이다. 성서에 담긴 이야기들이 하나씩 스크린에 구현되는 걸 보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물론 '노아'는 천지창조와 관련한 건 아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제목에서 드러났듯 '노아의 방주'가 중심이다. 영화는 창세기 6~8장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에 대한 감독의 고민과 상상이 오롯이 담겼다.
아담과 이브의 세 아들인 카인과 아벨, 셋.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이고, 카인의 후손은 땅을 지배하며 산다. 셋의 후손 노아 가족은 카인의 후손을 피하며 신의 뜻을 지키며 살아간다. 그러다 노아는 꿈속에서 탐욕이 가득한 세상을 심판한다는 창조자의 계시를 받고 거대한 방주를 짓는다.
그 방주에 오를 수 있는 건 모든 종의 암수 한쌍과 노아의 가족뿐. 하지만 카인의 후예들은 방주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이에 맞선 노아의 이야기와 방주 안에서의 일들이 영화의 핵심이다.
'더 레슬러'와 '블랙 스완'으로 평단을 사로잡았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이 엄청난 이야기를 판타지와 드라마를 섞어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켰다.
신의 뜻을 지키며 살아온 노아의 가족을 위해 땅에서 솟아오르는 꽃과 나무, 숲, 물로 기적을 표현했다. 천지창조 때 만들어졌으나 인간을 돕다 신의 저주를 받고 타락천사 혹은 감시자들, 거인족으로 불리는 거대한 진흙 돌덩이 빛은 노아를 돕는다. 감독은 이들 빛을 충분히 판타지적 요소로 그려냈고, 그 회개 과정 역시 마찬가지로 환상적이다.
이외에도 1200평, 6층 규모의 거대한 방주로 들어오는 각종 동물과 조류, 엄청난 규모의 홍수 장면 등 장엄한 광경이 판타지 영화로써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선과 악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전한다. 일라가 잉태한 새 생명을 두고 벌이는 가족 간 불화가 대표적이다. 인류가 멸망하느냐, 아니냐의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이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도 선한 자 없고, 악하기만 한 이도 없다. 앞서 함이 데리고 떠나려던 여자아이를 죽음 앞에서 외면한 노아는 또 다른 생명을 앞에 두고 결단을 내린다. 선택을 해야 하는 입장의 인간, 그 결과는 인간의 의지에 따라 달려 있다는 걸 대런 감독은 은연중에 전한다.
창조주는 타락한 인간 모두에게 벌을 내린 것 같았지만 결국 인간은 어려움에 도전한다. 물론 그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스크린에 담긴 장관도 볼거리지만, 등장인물들이 전하는 인간의 드라마가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유다. 성경에는 등장하지 않는 두발가인과의 대치도 드라마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한다.
종교적인 색채를 버릴 수 없는 '노아'. 관객이 감독의 상상력과 고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린다. 139분. 15세 관람가. 20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