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대표이사 사장이 첫 의장을 맡은 삼성생명 정기주주총회가 14일 오전 열렸다.
그러나 주가가 상장 직후 공모가 11만원에 안착하지 못하고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탓에 일부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나오면서 주총장이 한 때 소란스러웠다.
이날 오전 8시 59분 주총 시작 1분여 전. 김창수 사장을 비롯해 문태곤 상근감사위원, 연제훈 부사장, 박봉흠, 이종남, 류근옥, 김두철, 김정관, 김정동 사외이사가 주총 장소인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삼성생명빌딩 컨퍼런스홀에 속속 도착했다. 주총 시작 30여분 전부터 주총장은 이미 발들일 틈 없이 꽉 차 있었다. 주총이 이미 시작된 오전 9시가 넘어 허겁지겁 도착한 일부 소액주주들은 주총장 맨 뒤에 서서 진행 상황을 주시했다.
이날 주총 안건은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한 재무제표 승인 및 이익배당 결의,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으로 큰 주목을 끌만한 안건은 없었다. 30분 이내로 속결로 끝날 것 같아 보이던 주총은 일부 소액주주의 격양된 목소리에 한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중절모에 검은색 양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한 노신사는 작심한 듯 상성생명의 공모가 11만원이 부풀려 책정됐다는 점과 현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배당금이 너무 적다는 불만도 했다.
한 소액주주의 주가와 배당에 대한 불만이 나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곳곳에서 같은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창수 사장은 배당금이 적다는 지적에 "죄송스럽다"며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난해 회계연도가 12개월에서 9개월로 줄었다는 점을 소개하며 이 때문에 순이익이 줄어 배당액이 줄어들었다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생명이 4년 연속 자사주 매입을 결의하며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공모가 11만원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에 대해선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책정해 평가한 공정한 가격이라고 단호하게 맞받았다.
그렇게 당초 30여분이면 끝날 것 같았던 주총은 제1안인 재무제표 승인 및 이익배당 의결에만 1시간 15분여가 소요됐다. 이후 불만을 제기하던 일부 주주들이 임원진의 배려로 주총장을 빠져 나간 뒤 나머지 안건들이 의결되면서 1시간40여분 만에 주총은 마무리됐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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