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3월 14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 김경희·김영남이 있긴 하지만, 동명이인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축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으로 결국 징역을 살게 됐습니다. 인기드라마 별그대의 인기로 치맥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AI가 또 확인돼 양계농가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기부액의 최대 절반을 연금으로 돌려주는 기부연금제, 일명 김장훈법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됩니다.
1. 동명이인
- 우리나라에 국회의원이 있다면 북한에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있습니다. 우리 국회의원 수의 2배가 넘는 687명이 5년에 한 번씩 뽑힙니다. 권력 핵심이라면 당연히 들어가야 할 자리입니다.
지난 11일 북한의 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이 발표됐습니다. 관심은 김정일의 여동생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었습니다. 명단에서 둘의 이름을 확인한 언론들은 일제히 "두 사람이 우려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틀만인 어제(13일) 이것이 결과적으로 오보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이번 대의원 명단에 분명히 김경희·김영남이라는 이름이 있기는 하지만,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먼저 김경희의 경우 이번에 뽑힌 김경희는 평안북도가 지역구인데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평양이 아닌 평안북도에서 입후보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김영남의 경우도 대의원으로 뽑힌 김영남은 선거구가 과학원인 은하선거구인데, 명목상 북한의 국가수반이자 권력 서열 2위인 사람이 과학자도 아니고 왜 과학원 선거구로 나왔겠느냐는 겁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두 사람의 탈락 가능성이 큰데, 최종 결과는 다음 달 초 1차 회의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조현오의 후회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뛰어내려 사망했습니까.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4년 전인 2010년 3월 서울경찰청장 시절 기동대 특강에서 던진 이 한마디 때문에 결국 징역을 살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어제(13일) 고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다며 징역 8개월을 확정했습니다.
재판 초반만 해도 조 전 청장은 득의양양했습니다. 지난 2012년 4월에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또다시 욕되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므로 유족이 소를 취소해 주길 바란다면서, 소가 취소 안 될 경우 경찰조직을 위해 할 얘기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 유족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소환이 이어지자 이번엔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에게서 들었다', '안기부 출신인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다' 라며 자신이 근거 없이 한 얘기가 아니라고 방어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조 전 청장은 궁지에 몰리게 됐습니다. 급기야 지난해 8월에는 변호인이 '국민 화합'을 거론하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서울경찰청장으로서 확보한 정보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아무런 확인 없이 경솔하게 발언을 했다." 대법원의 판결 취지입니다.
3. 별그대와 AI
-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인데…" 천송이의 말 한마디에 한국과 중국의 치킨집 전화에는 불이 났습니다. 최근 종영한 인기 한국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약칭 '별그대' 열풍 때문입니다. 사실 천송이의 '치맥'은 가슴 아픈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말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며 웃으며 즐겁게 치킨을 뜯었습니다. 중국에선 '천송이노믹스'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한국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중국 매출이 30% 넘게 뛰었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한 대형마트는 치킨 매출이 125%나 급증했습니다.
중국의 치맥 열풍이 더 관심을 끌었던 것은 중국이 이번 겨울 들어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 이른바 AI의 확산으로 닭고기에 대한공포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13일) 최근 과천에서 발견된 큰기러기 폐사체에서 H5N8형 AI 양성 판정이 나오면서 서울시가 서울 전역의 닭과 오리를 이동 제한 조치했습니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이렇게 AI 경보가 울리고 있습니다. AI 바이러스는 끓는 물 70도에서 30분간 또는 75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모두 사라진다고 합니다. 당연히 '치킨'은 안전합니다. AI 때문에 닭고기 소비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기를 양계농가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4. 김장훈법
- 무려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사회에 기부한 '기부왕' 김장훈 씨가 정작 본인은 전세 아파트에 산다는 소식이 몇 해 전 화제가 됐습니다. 폐지를 모으며 평생 모은 돈을 대학에 기부하는 할아버지·할머니의 사례도 끊이지 않고 이따금 전해집니다.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돈을 선뜻 내놓는 이런 기부천사들의 노후보장은 국가가 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어제 결실을 맺었습니다.
정부가 어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기부금의 일부를 연금처럼 되돌려받는 기부연금제, 일명 '김장훈법'을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겁니다. 기부연금제는 현금이나 부동산 같은 재산을 공익 법인에 기부하면, 기부액의 일부를 본인이나 가족이 연금 형식으로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현재로서는 기부액의 최대 약 절반 정도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를 들어 100억 원을 기부했다면 본인이나 가족이 최대 50억 원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기부연금제도가 늦게나마 도입된 만큼, 사회의 기부 운동이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3월 14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 김경희·김영남이 있긴 하지만, 동명이인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축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으로 결국 징역을 살게 됐습니다. 인기드라마 별그대의 인기로 치맥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AI가 또 확인돼 양계농가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기부액의 최대 절반을 연금으로 돌려주는 기부연금제, 일명 김장훈법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됩니다.
1. 동명이인
- 우리나라에 국회의원이 있다면 북한에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있습니다. 우리 국회의원 수의 2배가 넘는 687명이 5년에 한 번씩 뽑힙니다. 권력 핵심이라면 당연히 들어가야 할 자리입니다.
지난 11일 북한의 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이 발표됐습니다. 관심은 김정일의 여동생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었습니다. 명단에서 둘의 이름을 확인한 언론들은 일제히 "두 사람이 우려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틀만인 어제(13일) 이것이 결과적으로 오보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이번 대의원 명단에 분명히 김경희·김영남이라는 이름이 있기는 하지만,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먼저 김경희의 경우 이번에 뽑힌 김경희는 평안북도가 지역구인데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평양이 아닌 평안북도에서 입후보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김영남의 경우도 대의원으로 뽑힌 김영남은 선거구가 과학원인 은하선거구인데, 명목상 북한의 국가수반이자 권력 서열 2위인 사람이 과학자도 아니고 왜 과학원 선거구로 나왔겠느냐는 겁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두 사람의 탈락 가능성이 큰데, 최종 결과는 다음 달 초 1차 회의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조현오의 후회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뛰어내려 사망했습니까.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4년 전인 2010년 3월 서울경찰청장 시절 기동대 특강에서 던진 이 한마디 때문에 결국 징역을 살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어제(13일) 고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다며 징역 8개월을 확정했습니다.
재판 초반만 해도 조 전 청장은 득의양양했습니다. 지난 2012년 4월에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또다시 욕되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므로 유족이 소를 취소해 주길 바란다면서, 소가 취소 안 될 경우 경찰조직을 위해 할 얘기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 유족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소환이 이어지자 이번엔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에게서 들었다', '안기부 출신인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다' 라며 자신이 근거 없이 한 얘기가 아니라고 방어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조 전 청장은 궁지에 몰리게 됐습니다. 급기야 지난해 8월에는 변호인이 '국민 화합'을 거론하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서울경찰청장으로서 확보한 정보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아무런 확인 없이 경솔하게 발언을 했다." 대법원의 판결 취지입니다.
3. 별그대와 AI
-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인데…" 천송이의 말 한마디에 한국과 중국의 치킨집 전화에는 불이 났습니다. 최근 종영한 인기 한국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약칭 '별그대' 열풍 때문입니다. 사실 천송이의 '치맥'은 가슴 아픈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말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며 웃으며 즐겁게 치킨을 뜯었습니다. 중국에선 '천송이노믹스'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한국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중국 매출이 30% 넘게 뛰었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한 대형마트는 치킨 매출이 125%나 급증했습니다.
중국의 치맥 열풍이 더 관심을 끌었던 것은 중국이 이번 겨울 들어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 이른바 AI의 확산으로 닭고기에 대한공포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13일) 최근 과천에서 발견된 큰기러기 폐사체에서 H5N8형 AI 양성 판정이 나오면서 서울시가 서울 전역의 닭과 오리를 이동 제한 조치했습니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이렇게 AI 경보가 울리고 있습니다. AI 바이러스는 끓는 물 70도에서 30분간 또는 75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모두 사라진다고 합니다. 당연히 '치킨'은 안전합니다. AI 때문에 닭고기 소비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기를 양계농가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4. 김장훈법
- 무려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사회에 기부한 '기부왕' 김장훈 씨가 정작 본인은 전세 아파트에 산다는 소식이 몇 해 전 화제가 됐습니다. 폐지를 모으며 평생 모은 돈을 대학에 기부하는 할아버지·할머니의 사례도 끊이지 않고 이따금 전해집니다.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돈을 선뜻 내놓는 이런 기부천사들의 노후보장은 국가가 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어제 결실을 맺었습니다.
정부가 어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기부금의 일부를 연금처럼 되돌려받는 기부연금제, 일명 '김장훈법'을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겁니다. 기부연금제는 현금이나 부동산 같은 재산을 공익 법인에 기부하면, 기부액의 일부를 본인이나 가족이 연금 형식으로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현재로서는 기부액의 최대 약 절반 정도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를 들어 100억 원을 기부했다면 본인이나 가족이 최대 50억 원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기부연금제도가 늦게나마 도입된 만큼, 사회의 기부 운동이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