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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총재 "시간 지나면 그림자보다 빛이 더 클것"
입력 2014-03-13 17:35  | 수정 2014-03-13 19:23
"(지난 4년간) 특별히 아쉬운 것은 없다. 한은법을 개정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등 한국은행을 많이 변화시켰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임기 중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마쳤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0개월 연속 2.5%로 동결했다.
김 총재는 2010년 4월 이후 총 48회 중 각각 5회, 3회씩 기준금리를 인상ㆍ인하했다.
나머지 40회는 금리를 동결했는데 이는 박승(40회), 이성태(38회) 전임 총재와 큰 차이가 없음에도 실기(失期) 논란을 부르며 '동결 중수'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김 총재는 이날 금리결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년은 큰 위기상황으로 글로벌 시장이 매우 급격히 변화해 자나 깨나 경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총재 말대로 지난 4년은 미국과 유럽의 연이은 위기로 세계 경제가 요동친 시기였다.

김 총재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2010년 4월 한은 수장으로 취임했다. 같은 해 5월 유럽발 재정위기가 터졌고, 그해 하반기에는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0년 전년 대비 6.3%에서 2011년 3.7%, 2012년 2%까지 하락했다.
그는 기자들과 '그동안 수고했다'며 덕담을 나눴지만 이내 물가정책 실패, 조직내부 반발 등의 지적에는 반론을 제기했다.
김 총재는 "물가안정 정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고 매번 같은 지적이 나와 같은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근원 인플레이션이 1.7%인데 모든 분야에서 물가가 떨어진 상황이 아니므로 디플레이션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거시건전성 규제가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 자체가 금융 안정을 해치고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통화위원회 결정문 중 중국 경기둔화 우려에 대한 논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금융과 실물이 엉켜 있는 측면이 있고 중국의 통계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 나라(중국)가 하루아침에 드라마틱하게 변할 수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총재는 특히 한은 조직을 급격히 바꾸는 과정에서 잡음이 흘러나온 데 대해 "한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개혁 과제였다"고 단언했다. 그는 "한은과 외부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빛이 그림자보다 클 것이고 국민에게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가 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만큼 차기 총재 후보로 지명된 이주열 내정자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간담회에서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끝내 말을 아꼈다. 외부 인사인 김 총재가 한은 내부개혁을 추진하면서 한은 출신인 당시 이주열 부총재와 갈등을 빚은 일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김 총재는 "오는 가을학기에는 파트타임으로 대학에서 강의를 할 것 같다"며 "격변의 시대였고 조직에는 질풍과 노도의 과정이었다. 그동안 한 일을 정리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현정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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