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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병권 “1년반 공백, 김수미 덕분에 방황 극복”
입력 2014-03-13 16:08  | 수정 2014-03-13 17:08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새로운 ‘긍정의 아이콘이 떴다!!
지난 2010년 SBS ‘스타킹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성대모사의 달인. 이른바 ‘홍제동 김수미라는 별칭으로 방송‧무대‧스크린을 휩쓸었다. 아쉬울 것 없는 스무 살 청년의 ‘그저 한 때였던 걸까?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사라졌다.
그리고 1년 반 만에 또다시 엄청난 ‘긍정 에너지를 내뿜으며 컴백. ‘왜 이제 왔냐?고 따져 물을 세도 없이 또다시 바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방송인 유병권(23)의 이야기다.
최근 스타투데이는 공백기를 깨고 다시 돌아온 그를 만났다. 방송 데뷔에서부터 공백기, 컴백 후 활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유병권과의 1문 1답이다.


Q. 수준급 성대모사, 왜 김수미였나?
A. 당시 그야말로 김수미 선생님의 시대였다. 특히 욕을 정말 하지 않나? 너무 재미있어서 따라하다 보니까 점점 비슷해지더라. 하도 연습을 하니까 친구들조차 선생님 성대모사를 잘 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스타킹에 출연하게 됐다. 당초 나오기로 한 출연자가 돌연 취소돼 대타로 투입됐다. 내가 방송에 출연한다니까 엄마가 거짓말하지 말라고, 별 꼼수를 다 부린다고 안 믿더라.
Q. 얼떨결에 나왔다가 대박난거네?
A. 사실 본래 꿈은 미술가였다. (안 어울리지만) 서양화를 전공하다가 연극 동아리에 들게 됐다. 그.런.데 정말 너무 재미있더라. 주변에서 ‘철없이 뛰어들지 말라고 조언해줄 정도로 너무 푹 빠졌다. 그러다보니 점점 연예인에 대한 꿈이 생겼다. 막연한 욕구 같은 것이었는데 얼떨결에 빵 터졌다.
Q. 본격적으로 활동하다 보니 어떤 생각이 들던가
A, 붐 장영란 김나영 탁재훈 등 낌 넘치는 예능인들을 참 많이 봤다. 정말 장난이 아니더라. 사람들이 그들의 말과 몸짓에 웃고 행복해하는 걸 보면서 나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사실 나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웃기는 친구로 통하는데…여긴 정말 리얼 정글이다.
Q. 무작정 뛰어들고, 이후 회의감은 없었나
A. 처음엔 솔직히 소외감도 느끼고 적응도 잘 안되더라. 마냥 까불기만 할 수도 없고, 인사도 어떻게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어렵더라. 게다가 확고한 정체성 없이 성대모사로 다가가다 보니 한계점이 왔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도 컸다. 계속해도 될지 고민됐다.

Q. 그래서?
A. 결국 잠시 휴식기를 갖고 미술을 다시 시작했다. 때마침 소속사 문제도 있고 안팎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일단은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가지며 해오던걸 마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가까이는 쉰 것 같다.
Q. 무슨 생각이 들던가?
A. 그냥 모든 게 아쉬웠다. 사실 그렇다고 내가 방송 일을 오래한 것도 아니지 않나. 그런데 사람들도, 일도, 현장도 모두 그립더라. 김수미 선생님께서 심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Q. 어떻게?
A. 김수미 선생님과는 꾸준히 인연을 이어왔는데, 한창 힘들 때 이러한 말씀을 해주셨다. 결국 이 바닥은 끝까지 남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라고. 맞는 말씀 같았다.
Q. 그래서 다시 돌아오기로 결심한건가
A. 그렇다.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행복한 것 아닌가. 전에는 너무 기가 눌리고 잘해야겠다는 압박감이 심했다. 나 혼자 일반인이니까 위축되고 눈치보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냥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주고 나도 좀 더 즐기면서 내게 주어진 일을 착실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게 됐다. 단순 MC가 아닌, 어떤 꽁트나 시트콤 등에서 감초나 코믹 연기가 가능한 예능인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본격적인 연기 레슨을 받으며 재정비를 했다.
Q. 악플이나 주변 반응 때문에 힘든 적은 없었나?
A. 전혀. 방명록 테러나 악플 이런거 많이 봤지만 전혀 신경 안 쓴다. 어머니께서 항상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셨다. 진짜 나만 당당하다면, 생각 안 하면 그만이다. 그러다 보면 까먹고 나는 나의 보완점을 찾아 필요한 조언만 가슴에 새기면 된다. 이런 건 좀 좋은 점 같다. 하하!

Q. 그렇게 다시 돌아왔다. 칼을 간 보람이 있나?
A. 현재도 나만의 캐릭터가 무엇인지 고민 중이다. 일단은 큰 울타리는 ‘깝인 것 같다. 하지만 그 틀 안에서 내가 어떤 차별화점을 갖고, 어떤 개성으로 승부할 지는 계속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같다. 지나치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고급도 싼티도 아닌 균형잡기가 관건인 것 같다.
Q. 구체적인 ‘롤모델이 있나?
A. 신동엽씨나 탁재훈씨 같은 방송‧예능인. 정말 누가 봐도 대단한 끼와 노련함, 감이 있으시지 않나. 정말 부럽다. 타고 났다면 좋겠지만 아직 나의 색깔을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준비할 수 있는 건 최대한 경험하려고 한다. 연기 레슨이나 해오던 미술이나, 예능 스타들의 모니터링 등등. 상대방을 관찰하는 걸 워낙 좋아해 다양한 그들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Q. 노력 덕분일까? 현재 라디오, 행사무대, TV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분야마다 차별화 전략이 있나?
A. 라디오에서는 얼굴이 안 보이기 때문에 일단 말을 많이 하고 본다. 물론 나름대로 지켜할 원칙은 있다. 그 원칙을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사연과 주어진 상황에 몰입해 떠오르는 대로 솔직하게 말한다.
리포터를 할 때에는 현장감이 우선이기 때문에 생기발랄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한다. 최대한 직접 체험해보고 이를 전달해야 시청자가 더 몰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대든 방송이든 MC를 맡았을 때는 출연자 하나 하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집중력과 감, 센스와 정리 능력이 요구된다. 솔직히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힘든 분야다. 그래서 스타 MC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Q. 복귀 후엔 특별히 상처받은 일은 없나?
A. 없다. 처음에는 정말 모든 게 서툴고 어려웠는데 지금은 일단 하고 본다. 무조건 인사하고 무조건 웃고, 부딪히려고 한다.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욕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현장에서도 선배들이 잘 챙겨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 한결 편안해진 것 같다. 무엇보다 좀 내 일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나의 말에 사람들이 웃을 때, 내가 친 코멘트에 내가 웃음이 날 때 등 사소한 순간 순간에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붙었다.
Q. 10년 후 내 모습을 상상한다면?
20대에는 일단 나를 알리는 게 최우선이다. 분야를 떠나 일단 나의 존재감을 알려야 할 것 같다. 지금 열심히 도전하고, 실패하고, 또 일어서다 보면 30대에는 좀 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지 않겠나. 사람들에게 감각 있는 애구나” 센스가 남다르다”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뭔가 나를 통해 자꾸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게 만들고 싶다.
한 가지 더 꿈이 있다면 나의 전공을 살려 전시회도 열고 싶다. 내가 공들여 해온 것들이 조금씩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 먼 훗날에도 아티스트로 남고 싶다.
유병권은 SBS ‘이숙영의 러브FM, MBC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 TBS ‘장용 최지은의 4시를 잡아라, EBS ‘잉글리쉬 고고, 국군방송 ‘마이프렌드 일락입니다 등 다양한 라디오 게스트와 행사 MC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서인영과 12월 윤하, 1월 걸그룹 레인보우블랙, 2월 AOA의 ‘이 달의 발견 쇼에 이어 계속해서 MC를 맡으며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 유용석 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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