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 회장 사기성 CP 판매 혐의 부인

사기성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을 판매한 혐으로 기소된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 측은 12일 "법정관리를 계획하고 CP를 발행한 것은 아니다"라며 범죄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 회장은 지난해 사기성 회사채와 CP를 발행하고 고의로 5개 계열사의 법정관리를 신청해 투자자들에게는 1조3000억원대 피해를, 계열사에는 수척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위현석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현 회장 측 변호인은 LIG그룹의 '사기성 CP 발행 범죄'를 간접적으로 거론하며 "CP 사기죄로 처벌된 다른 기업의 사례와는 다르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LIG그룹은 계열사의 기업 회생 신청 계획을 숨기고 분식회계를 통해 기업 가치를 '포장'한 뒤 CP를 발행했다. 법정관리 직전까지 투자자들에게 CP를 팔아 피해를 야기해, 동양 사태와 유사하다고 평가됐다.

변호인은 "추진 중이던 구조조정이 이뤄져 계열사 주식이 회복되면 상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이같이) 결제능력이 있었다고 믿었다면 사기죄가 아니다"고 말하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산 및 매출 과다 계상 등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대손충당금을 미설정하는 등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에 대해서는 "실정법을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횡령·배임 등 개인비리 혐의에 대해선 "객관적인 사실은 인정하지만 법률적인 평가는 재판부로부터 받아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변호인은 이어 "앞으로 성실하게 재판을 받아 응분의 형사 책임을 지겠다"는 현 회장의 말을 전하면서도 "사기죄·회계부정 혐의를 처벌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필요하다. 어떤 형사적 책임이 있는지 재판부의 엄밀한 평가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19일에 열린다. 재판부는 이 기일에 검찰의 입증계획과 변호인의 의견서 등을 취합해 구체적인 심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현 회장 등 피고인들이 출석하는 첫 공판은 25일에 열릴 예정이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