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10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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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약절차를 마친 유니온스틸과 한솔홈데코 공모 전환사채(CB) 결과를 놓고 투자금융(IB)업계 라이벌 표정이 엇갈렸다. 우리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 얘기다.
우리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각각 유니온스틸과 한솔홈데코 공모 CB를 주간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청약결과 유니온스틸은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했으나 한솔홈데코는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두 라이벌이 진행하는 CB 발행 건은 청약 전부터 증권업계 관심을 집중시켰다. 주식관련사채 발행시장에서 전통 강호와 새로운 도전자간 맞대결 양상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CB 등 주식관련사채 발행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 강호다. KB투자증권은 최근 기업금융본부 내에 공모 CB 발행을 전담하는 영업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주식관련사채 발행시장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면 유니온스틸이 지난달 말 진행한 공모 CB 청약은 흥행에 실패했다. 430억원 규모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68억원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남은 청약물량은 주간사였던 우리투자증권이 전액 인수하게 됐다.
두 공모 CB 흥행 성과에 차이가 난 이유는 발행조건 차이 때문이다.
CB 투자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조건 중 하나가 바로 리픽싱 비율이다. 전환가액이 낮아질 수 있는 폭이 클 수록 투자자이 얻을 수 있는 추가 수익 기회가 커지기 때문이다.
CB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 특정한 가격(전환가격)에 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전환권)이 부여된 채권이다. 투자자들은 채권 자체에서 나오는 이자를 받다가 투자한 기업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오르면 전환권을 행사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유니온스틸은 리픽싱 조항을 붙이지 않았다. 기본조건인 표면금리도 연 0.5% 상대적으로 낮다. IB업계는 회사 측이 철강업황 부진, 실적 악화 등을 고려하지 않고 보수적인 발행 조건을 내건 것이 흥행 부진 원인이 됐다고 평가한다.
유니온스틸 CB는 청약 전부터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회사 위험과 관련한 내용이 충분히 기재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청약 일정이 미뤄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 신뢰에도 악영향을 줬다.
IB업계는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회사들 중 대주주 지분율이 안정적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공모 CB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이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 주관 계약을 따내기 위한 증권사들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CB로 조달하려는 기업, 투자하려는 투자자 요구를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IB가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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