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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가슴 먹먹한 이야기, 우아하게 풀어내다
입력 2014-03-12 09:41 
소통, 관심, 이해가 필요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 / ‘우아한 거짓말


[MBN스타 손진아 기자]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이야기다. 사람들의 우아한 거짓말로 인해 누구나 상처 받을 수 있고, 아파할 수 있는 이야기다. 가슴 아프고 먹먹해지는 이야기를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우아하게 풀어낸다.

‘우아한 거짓말은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김향기 분)가 숨겨놓은 비밀을 찾아가는 엄마 현숙(김희애 분)과 언니 만지(고아성 분), 그리고 친구 화연(김유정 분)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우아한 거짓말에는 2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희애부터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까지 안정된 연기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 호흡을 맞췄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탄탄한 스토리와 ‘완득이 제작진의 연출로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런 기대에 부흥하듯 ‘우아한 거짓말은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요소 없이 담백한 웃음과 감동이 전해진다.

김희애는 우아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깨고 억척스러운 엄마로 변신했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살다가 딸을 잃은 이후 더 씩씩하고 밝게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부터 눌러 담았던 슬픔을 터뜨리며 흠잡을 곳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마트 직원으로 변신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큰 소리내어 상품을 팔며 넉살 좋은 새로운 모습은 친근감마저 자아낸다.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 역시 한층 성숙해진 매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낸다. 남의 일, 가족 일에 항상 무신경하고 시크한 성격을 가진 만지 역을 맡은 고아성은 동생의 죽음 이후 숨겨졌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면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밝고 당당해보이지만 속내를 감추고 있는 화연 역의 김유정은 악역으로 변신했다. 처음 악역 캐릭터를 맡았다는 말이 무색케 질 정도로 김유정은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해내며 성인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빛낸다. 그저 착하고 속 깊은 막내딸 천지로 분한 김향기는 타고난 연기력으로 감성을 끌어올린다.

영화는 ‘왕따라는 소재를 단순하게 풀어내지 않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천지의 숨겨졌던 아픈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을 통해 소통의 부재와 무관심, 방관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담백하게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이에 대한 물음까지 던진다. 무엇보다 강제적으로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를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공감대를 형성하며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우아한 거짓말은 감동과 마음을 보듬는 여운뿐만 아니라 곳곳에 숨겨둔 웃음 장치로 관객들을 웃고 울린다. 특히 짧은 등장에도 미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는 배우 유아인의 활약은 안 웃고 배길 수 없다. 오는 13일 개봉.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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