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설계자 자하 하디드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자신의 임기 안에 무리하게 사업을 끝내려다 결과를 망치고, 황폐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DDP는 오세훈 전 시장과 나의 합작품"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이렇다 할 '랜드마크 건축물'이 없다는 지적에 "(사업을 놓고) 내 것, 네 것 구분 짓지 않는 게 좋다"며 "나는 많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직원들에게 '내 임기 중에 완성하려고 애쓰지 말라', '걸작품을 만들라'고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랜드마크는 기본적으로 (건축물보다는) 한강과 북한산 등 아름다운 자연, 수백년간 수도였던 역사, 그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규정했다.
박 시장은 DDP의 외관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미 완성된, 훌륭한 건축물에 콘텐츠를 잘 채워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오 전 시장의 계획과 달리 DDP에 상업시설을 대거 입점시키기로 해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건물은 1년에 운영비가 320억원이 들어가도록 계획됐다"며 "시민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당초 목적대로 건물을 사용하면서도 더는 시민 세금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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