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4년간의 임기가 끝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하는 오는 13일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전망된다.
최근의 경기지표상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만한 뚜렷한 요인이 없는데다 김 총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후임 총재에게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 총재 퇴임 직전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변경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0.25%포인트 한 차례 인하된 뒤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현 수준(연 2.50%)으로 유지되고 있다.
1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최근의 실물경제는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부문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약하게나마 점진적인 경기회복세가 유지됐다.
우선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전년동월대비 -0.7%(전월대비 0.1%)에서 12월 3.0%(2.6%), 올해 1월 4.2%(0.0%)를 기록해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매판매 역시 증가 흐름을 지속했다. 11월 1.3%(0.6%), 12월 0.2%(-1.1%), 1월 5.7%(2.4%)로 개선됐다.
소매판매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내구재는 11월 -2.4%, 12월 -4.6%에서 1월 5.5%로 플러스 증가율로 전환됐다.
설비투자지수는 11월 9.7%, 12월 6.6%로 플러스 증가율을 지속하다 1월(-1.7%)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지수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는 11월 27.4%, 12월 2.4% 이어 1월 0.1%로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증가세는 이어갔다.
건설기성은 11월 11.3%, 12월 3.3%로 증가폭이 축소되다 1월 12.8%를 기록, 다시 확대됐다.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11월 9.1%, 12월 29.5%에 이어 1월 48.3%로 증가폭이 꾸준히 확대됐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월 100.2, 12월 100.4, 1월 100.7로 기준점(100)을 웃돌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3개월 앞의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11월 101.1, 12월 101.5, 1월 101.5를 나타내 기준점을 웃돌았다.
한은이 발표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기대비 3분기에 1.1%(전년동기대비 3.3%), 4분기에 0.9%(3.9%) 각각 성장해 연간 2.8%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연간 1.3%, 올해 1월 1.1%, 2월 1.0%로 안정됐으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 기간 중 각각 2.9%로 소비자물가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대외경제를 보면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양적완화 추가 축소 등 출구전략이 시행중이다. 일부 신흥국은 미국발 출구전략으로 인한 물가 폭등, 통화가치 하락 등 금융불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로 인해 실물 경기가 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단기 정책효과에 의지한 부분이 커 지속 가능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글로벌 및 국내 자금흐름의 변화를 보면서 통화정책은 차선책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과 실물 부문의 연계 미약, 금리 경로(중앙은행에서 책정된 금리가 일반 은행의 금리 및 시장경제에 파급되는 경로)가 미약하다는 점 등을 금리동결 전망의 배경으로 들었다. "금리인상 시 가계부채 누증으로 인해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점"도 덧붙였다.
채권시장에 종사하는 전문가 대다수도 금리동결을 내다봤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4년 3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설문응답자 99.2%가 3월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2.50%로 유지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