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조화 1만원 주고 사서 꽃만 바꿔 10만원에 되팔아

장례식장에서 사용한 조화를 싼 값으로 가져와 꽃만 교체, 되팔아 3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화훼 유통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광주서부경찰서는 11일 사기혐의로 화훼유통업자 박모씨(47) 등 37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박씨 등은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광주지역 43곳의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이 두고 간 조화를 한 달 평균 1만2000~1만5000개를 수거해 조화 1개당 1만원 가량을 들여 시든 꽃이나 리본만 교체해 10만원 가량에 되팔아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업자들은 1명 당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모두 35억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 등은 조화를 인터넷으로 직접 주문받아 장례식장에 배달할 경우 자신들이 9만원을, 꽃 가게를 통해 주문받을 경우 중간수수로 4만원을 지급하고 5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꽃도 대부분 국내산보다는 싼 중국산 국화꽃을 사용했다.

일부 업자들은 수거한 조화 중 상태가 좋은 일부만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꽃가게 등에 1개당 5000원 가량을 받고 되팔았다.
박씨 등은 장례식 후 유족들이 조화를 모두 장례식장에 버리고 갈 수 밖에 없도록 유족들이 돈을 받고 처분하려한 조화는 아예 사들이지 않도록 서로 담합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지속돼 온 잘못된 관행을 없애기 위해 이번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비슷한 사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