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피아` 부활…금감원 고위간부 민간 금융사로 대거 이동

금융감독원 고위 간부들이 민간 금융사의 감사.사외이사 등으로 대거 이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과 마피아의 합성어, '금피아'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오는 3월 주주총회까지 금융사 임원 자리로 일부 전·현직 금감원 고위직들이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화 전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신한카드 감사, 전광수 전 금융감독국장과 이명수 전 기업공시국 팀장은 메리츠금융지주 사외이사, 양성용 금감원 전 부원장보는 삼성카드 사외이사로 각각 이동할 예정이다. 이석우 금감원 감사실 국장은 대구은행 감사로 영입된다.
금감원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자체 조직쇄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사에 감사 적임자를 내려 보내는 감사 추천제를 폐지한 바 있다.

공직자 윤리법에는 금감원 출신의 경우 퇴직한 날로부터 2년까지, 퇴직하기 전 5년간 속했던 부서 업무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금감원 고위직의 이동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것이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3년여 동안 사실상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돼 간부급 직원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연구위원이나 선임국장직 등 각종 직제 등으로 자리를 늘리고 있으나 이미 포화 상태다. 일부에서는 적체된 인사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고위직의 금융사 이동이 마무리되면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섭 부원장이 동양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 현재 이 자리가 공석이다. 6명의 보직국장도 연수를 위해 자리를 비워놓은 상태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