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금수송차 털이 피의자 "며칠 전부터 혼자 계획"
입력 2014-03-11 08:03  | 수정 2014-03-11 16:55

부산에서 발생한 현금 수송차량 절도 피의자는 "며칠 전부터 혼자 범행을 계획했다"며 단독 범행을 주장했다.
사건발생 하루만인 11일 0시 15분께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모텔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붙잡힌 설모(26)씨는 이날 오전 부산 금정경찰서로 압송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사라졌던 현금 2억1900만원 가운데 50만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수됐다.
설씨는 범행 동기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돈이 필요해서라기보다 그냥…"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해 7개월간 현금 수송 대행업체에서 근무하다 같은 해 12월 퇴사한 그는 근무 당시 동료들에게 "절대 잡히지 않고 수송차량의 현금을 훔칠 수 있다"고 수차례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는 "범행을 계획한 지 며칠 안 됐다. 이 돈으로 여행이나 하려고 생각했다"고 말해 충동적으로 저지른 범행임을 주장했다.
◆사건 발생 = 10일 오전 3시 28분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요금소 주차장에서 현금 2억1900만원을 실은 수송차량이 도난됐다.
현금 수송 대행업체 직원 2명이 모두 고속도로 통행료를 거둬가려고 차에서 내려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다.
이 차는 11분 만에 현장에서 4㎞가량 떨어진 부산 금정구 청룡동 보호관찰소 앞에서 발견됐지만 돈은 모두 사라졌다.
◆도주 과정 = 설씨는 이 돈을 근처에 미리 주차해둔 지인의 쏘렌토 승용차에 옮겨 실은 뒤 부산 사하구를 거쳐 서울로 달아났다.
10일 오후 4시 40분께 서울 용산구에 도착한 그는 돈주머니를 택배용 종이상자에 넣어 차에 두고는 광진구 모텔에 투숙했다. 이 과정에 속옷과 화장품을 사고 노숙자에게 15만원을 주기도 해 50만원가량 썼다.
◆보안 허술 = 3인 1조로 현금 수송을 해야 하는데 사건 당시에는 2명만 근무하고 있었고, 이들은 차 열쇠를 꽂아둔 채 자리를 비웠다.
또 블랙박스가 없는 수송차량의 내부 금고 잠금장치는 3분의 1가량 풀려 있었고, 비밀번호도 수개월째 바뀌지 않았다.
게다가 해당 업체는 예비열쇠가 사라진 사실을 차량 도난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전혀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보안이 허술했다.
이에 대해 업체는 별도의 예비열쇠는 없다고 반박해 경찰은 설씨가 근무 당시 차량열쇠를 복제해 소지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거 과정 =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2곳에 설치된 CCTV에서 지난해 12월 31일 현금 수송 대행업체에서 퇴사한 설씨의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탐문수사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거쳐 서울로 검거팀을 급파했고 10일 오후 11시께 설씨가 어머니와 통화한 공중전화기 주변을 수색한 끝에 쏘렌토 승용차를 발견한 뒤 근처 모텔을 급습, 사건 발생 21시간여 만에 붙잡았다.
◆치밀한 계획 = 설씨는 지난해 12월 31일 퇴사하기 전에 수송차량 예비열쇠를훔쳤고 사건 3일 전에 현장을 답사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지인의 승용차를 빌려 현장에서 800m가량 떨어진 한적한 골목에 주차했다가 장갑을 낀 채 절도 행각 직후 달아난 뒤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휴대전화기의 전원을끄기도 했다.
그는 또 2개월가량 문제의 수송차량을 운전하면서 익힌 CCTV 사각지대를 따라 이동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2곳에 설치된 CCTV에 찍히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다
한편, 경찰은 설씨가 단독 범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방법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