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돈안돼 묵혀둔 주식 빌려주니 짭짤하네
입력 2014-03-10 17:37 
롱숏 펀드시장 급성장으로 공매도할 주식을 빌리려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주식대차'가 투자자들의 틈새 재테크로 뜨고 있다.
최근 대우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대차 시 조건에 따라 최대 연 5% 수익을 지급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벤트 기간 주식대차 실적별로 사은품을 제공하고 실제 주식대차 없이 약정만 체결해도 투자자는 연 0.02%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높은 수익률과 이벤트 조건을 내걸며 손님몰이에 나섰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주식대차잔고는 13억800만주, 43조2038억원을 기록했다. 주식대차잔고는 지난 1년간 37%, 2년간 130% 성장률을 보이며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대차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공매도를 하려고 해도 팔 주식이 없어서 못하겠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올 만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주식에 대한 리스크 헤지를 원하는 외국인 투자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롱숏ㆍ헤지 펀드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주식대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대차 조건도 예전보다 좋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내건 주식대차 조건은 각기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주식대차로 연 0.02~5%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가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물량이 적거나 시장 유통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귀한 주식일수록 대차 수익률은 높아진다. 차익거래를 노린 공매도 수요가 일시에 몰린 주식의 경우 단기간에 대차 수익률이 급등하기도 한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식 투자수익률보다 대차 수익률이 낫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저성장ㆍ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1~2%포인트 수익률에도 민감하게 움직이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주식대차가 꽤 인기 있는 재테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전언이다.
주식을 한번 빌려주면 장기간 묶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상환 요청이 가능해 투자자로선 큰 부담도 없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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