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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공공기관 부채감축이 오히려 `약`?
입력 2014-03-10 11:40 

[본 기사는 3월 6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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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에 '독'이 될 줄만 알았던 공공기관 부채감축 정책이 일부 공기업에는 '약'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공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물량은 급감한 반면, 안정적인 공기업 채권을 찾는 투자 수요는 급증하면서 자금조달 비용(조달금리)이 큰 폭으로 낮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발전사들은 부채감축 요구로 재무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발전사들은 예상 보다 낮은 비용으로 목표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은 이날 5년물(5000억원)과 10년물(1600억원), 20년물(900억원)로 나눠 총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신한금융투자 등이 대표 주관회사로 선정돼 회사채 발행 실무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투자증권 등 9개 증권사가 인수단으로 참여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다소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남부발전은 앞서 한 달여 전 보다 10bp(0.10%포인트)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남부발전이 발행하는 채권 5년물(26-1회차)은 3.3%, 10년물(26-2회차)은 3.7%, 20년물(26-3회차)은 3.9% 초반 수준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남부발전은 이번에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삼척과 안동의 화력발전소 건설 투자비용으로 사용한다.
앞서 지난 1월 21일 같은 목적으로 남부발전이 발행한 5년물(24-1회)과 10년물(24-2회)는 각각 3.492%와 3.8%로 10bp 가량 높았다.
최근 한국남부발전과 한국동서발전 등 한전 자회사들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발전사들 금리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행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발행금리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남부발전 이외에도 앞서 한국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도 발행 금리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이는 최근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 자금이 초우량 회사채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 때문이다. 특히 최근 공공기관 부채감축으로 우량 공기업 채권 발행 소식이 뜸해지면서 발전사들이 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투자자들로 문전성시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투자자가 많다 보니 자연히 금리는 내려가는 것"이라며 "특히 보험사 쪽에서 장기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남부발전은 올해 2조2000억원 규모 원화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공공기관 부채감축 영향으로 목표 금액을 1조800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조달 금액은 대부분 발전소 증설 투자비용에 투입된다.
남부발전 뿐만아니라 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도 부채감축 영향에도 대규모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2조원 이상 원화채 발행 계획을 밝힌 상태다.
IB업계 전문가들은 회사채 발행을 진행하는 발전사들이 낮은 금리로 장기자금을 끌어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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