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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건설사 CB발행 급증…2달새 2000억원
입력 2014-03-10 11:39 

[본 기사는 3월 6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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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의 전환사채(CB)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건설 업황 침체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이 어려워진데다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까지 불가능해지면서 CB가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CB발행을 공시한 건설사는 총 4곳이다. 총 발행규모는 2150억원으로 지난 한 해 건설사들의 총 CB 발행액인 20억원(승화프리텍, 1건)을 크게 웃돌았다.
GS건설은 지난 1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에서 해외 CB 1억달러(1070억원) 어치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로부터 회사채 차환 지원을 받고 있는 한라(구 한라건설)는 4월 만기 회사채의 10%인 104억원 규모 CB를 5개 증권사 대상으로 발행했으며 포장공사업 및 가설교량 건설업체인 승화프리텍도 80억원 규모 사모 CB를 발행한다. 경남기업은 지난달 28일 주 채권은행들을 대상으로 903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CB는 건설사들의 관심 밖이었다. 회사채에 비해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함에도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지분가치 희석 및 대주주 지분율 감소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리픽싱(전환가격조정)'을 통해 투자자의 지분이 늘어나는 구조 때문에 워런트 보유로 대주주 지분 확보가 가능했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비해 매력이 떨어졌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된 8월까지 건설사들이 BW를 통해 조달한 자금(동부건설 500억원, 삼부토건 300억원)은 1000억원을 웃돈다.

그러나 BW발행 금지와 더불어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저하로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CB가 불가피하게 자금조달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중이라 채권단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CB가 선호된다는 평가다.
CB의 사채만기일이 전자단기사채나 CP에 비해 길다는 점도 업황 회복이 불투명한 건설사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CB의 사채만기일은 3년 이상이며 지난 1월 납입이 완료된 GS건설 해외CB의 경우 전환청구종료일은 2019년 1월까지다. 조기상환청구가 가능한 풋옵션이 붙어도 상환까지 최소 2년 이상 여유가 생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건설 업황 침체로 국내 건설사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건설사들의 CB나 유상증자 발행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회사채나 CP 발행은 물론 한라그룹처럼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중소형 건설사들은 지분 감소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CB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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