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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혈연 대결부터 가족애까지…‘오빠가 돌아왔다’ 그러니 환영하자
입력 2014-03-10 09:14 
사진=포스터
기막히고 헛웃음 절로 나오는 아빠와 아들의 혈연 대결은 두 인물을 성숙케 하며,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사랑을 느끼게 한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한지붕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가족이 스크린에 등장, 헛웃음부터 잔잔한 감동을 안기며 진한 가족애를 느끼게 돕는다. 이 기막힌 사연의 주인공은 아빠 백원만(손병호 분)과 아들 백태봉(김민기 분)이다.

권위주의에 말보다 폭력부터 나오는 백원만은 폭력 때문에 5년 전 아들 백태봉을 가출하게 만들었다. 아들의 가출 후 미안함보다는 오히려 태평하고 즐겁게 생활하며 과연 친아빠가 맞나 싶을 정도로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가출 후 흐른 세월만큼 아들은 아빠를 능가하는 포스와 능청스러움으로 5년 만에 컴백홈한다.

만만치 않은 아들의 포스에 아빠는 그저 당황하고 이때부터 집안 내 1인자 자리를 두고 아빠와 아들의 혈연 대결이 시작된다. 아빠에게 저렇게 모질게 해도 될까 싶은 아들의 행동을 시작으로 어이없는 상황의 연속이지만 가부장적인 부분이 사라진 모습은 현실과 닮아 조금은 공감되고 소소한 웃음까지 안긴다.

영화 ‘오빠가 돌아왔다(감독 노진수·제작 타임스토리)는 김영하 작가의 ‘오빠가 돌아왔다 속 원작의 기본 틀은 유지하며, 새언니이자 임산부 로미를 더해 서로 대결하기만 바빴던 가족의 잃었던 애정을 되찾게 만든다. 때문에 황당함으로 시작된 영화는 진한 감동과 여운을 주며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영화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1인자 자리를 두고 아빠와 아들이 대결한다는 기막힌 설정과 아빠에게 귀여운(?) 폭력으로 그동안의 한을 갚아준다, 아빠를 괴롭히는 아들을 혼내기보다는 잘했다 칭찬하는 동네 사람들, 가장으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빠의 모습 등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묘하게 기막히면서 웃긴 상황이기에 만약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혈연 대결을 펼치는 아빠와 아들 역에는 손병호와 김민기가 열연했다. 첫 스크린 주연인 두 사람은 이미 네 작품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 그런지 실제 부자지간임을 의심케 하는 다정함, 편안함 등으로 대결에 긴장을 더한다. 톰과 제리처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대기에,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가 감도는 현대의 아빠와 아들 사이를 보여준다.

시작은 으르렁대는 원수였지만 오가는 복수 속에서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훈훈한 마무리로 가족의 정, 사랑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또한 아빠의 마음을 전혀 이해 못했던 철부지 아들이 자신에게 아이가 생기자 비로소 아빠를 이해하고 다가간다. 이는 자식을 낳으면 철이 들고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공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영화의 핵심 포인트로 그 진가를 드러낸다.

훈훈한 이야기 전개와 함께 반가운 얼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손병호와 김민기는 물론이거와 드라마에서만 모습을 보였던 이아현, 이번 작품으로 확실히 존재감을 발휘한 여민주, 아역배우에서 이젠 성인 연기자로 거듭난 한보배는 각각 엄마와 새언니, 막내 딸로서 맡은 배역을 제대로 표현한다. 도도하면서도 귀여운 엄마 이아현, 허당기 있지만 알고 보면 가족의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게 돕는 새언니, 버르장머리 없지만 속은 착한 막내 딸.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어느 집안마다 한명씩 있을법한 인물이기에 현실성도 높고 자연스럽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까 라는 의문을 안기는 막장(?)가족이지만, 막장이기에 더욱 재미있고 이들이 주는 감동은 배가된다. 오는 20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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