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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 위해 20만원 쏜 김영광 “한 번 더 콜?”
입력 2014-03-09 17:42 
김영광은 경남전 승리의 뒷이야기를 공개하면서 하루 전날 거하게 한턱 쐈던 효과를 전했다. 사진(창원)=이상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내달 날아올 김영광(경남)의 카드명세서는 평소보다 금액이 클 듯 하다. 경남의 시즌 첫 승을 위해 거하게 한턱 쐈는데, 한 번 더 사게 됐다.
프리시즌 울산에서 경남으로 임대 이적한 김영광은 팀 내 최고령이다. 1983년생이니 31세다. 많은 나이는 아닌데, 그만큼 경남의 평균 연령이 어리다. 20대 초반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경남 유치원이다. 그 유치원에 입학한 김영광은 든든한 맏형이다.
김영광은 때로는 아버지로, 때로는 옆집 형으로서 후배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 그런 가운데 후배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라며 흡족해 했다.
이차만 감독은 김영광이 리더의 자질을 보인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광은 항시 후배들에 붙어서 조언을 해주면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귀감이 된다는 것이다. 지갑도 자주 열린다. 통 크게 한 번 쏘기도 했다.
경남은 성남전을 하루 앞두고 선수단 내 출전 명단을 나눠줬다. 이에 김영광은 루크, 스토야노비치 등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 15명을 호출했다. 커피와 빵 등 간단한 식음료를 쏘면서 성남전 필승을 다짐했다.
김영광은 꼭 이기자고 했는데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20만원 가까이 쐈는데, 경기만 이긴다면 언제든지 쏠 수 있다”라며 껄껄 웃었다.

후배들도 잘 했지만, 성남을 울린 건 외국인선수 루크였다. 루크는 후반 43분 결승골을 넣어 경남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정작 하루 전날 김영광에게서 한턱 얻어먹지 못했다. 이에 김영광은 루크가 골도 넣었고 노련하게 수비진도 잘 이끌었다. 나중에 밥 한 번 사야겠다”라고 밝혔다.
김영광이 밥 한 번 쏘겠다는 말을 전해들은 루크는 천진난만한 미소와 함께 콜”을 외쳤다. 그러면서 커피와 빵으로는 안 된다는 듯, 호주식 스테이크를 사달라고 했다. 호주 출신인 루크는 한국말로 또박또박 호주 고기”를 외쳤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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