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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할배 더비, 태풍도 파도도 없었다
입력 2014-03-09 16:03 
경남 이차만 감독(왼쪽)과 성남 박종환 감독. 두 노스승이 K리그 복귀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극적인 승부가 펼쳐졌지만 냉정히 말해 기대만큼 재미는 없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과거 K리그에서 모든 걸 이뤘던 두 노스승의 복귀 무대였다. 이른바 ‘할배 더비로 불리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없었다.
결과는 드라마틱했다. 경남은 후반 43분 터진 루크의 결승골로 성남을 1-0으로 이겼다. 행운이 따랐지만 집념이 만들어낸 골이기도 했다. 창원축구센터를 찾은 1만943명의 팬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내용은 아쉬웠다. 이차만 경남 감독의 태풍축구도, 박종환 성남 감독의 파도축구도 위력을 떨치지 못했다. 태풍은 미풍이었고, 파도는 잔잔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 감독은 여유와 자신감을 보였다. 선수 대기실을 나와 경기장을 돌면서 축구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오랜만에 K리그 현장에 돌아왔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에겐 그 수없이 치렀던 경기들과 같은 1경기일 뿐이었다.
이차만 감독과 박종환 감독은 긴장되긴 뭘”이라며 준비기간이 짧아 완전치 않으나 자신감은 있다. 최선을 다하고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런데 경기 전부터 분 강한 바람 탓일까. 아니면 새로 팀을 만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일까. 두 팀은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두 감독과 다르게 선수들은 긴장을 했던 것일까. 작은 실수도 잦았다. 패스 미스를 범하면서 공격을 만들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공간이 생기면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활로를 열고자 했지만 볼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위력도 없었고 위협적이지도 않았다.
볼거리도, 재미도 딱히 찾기 어려웠다. 후반 막판 몰아친 경남의 공격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지루한 공방의 연속이었다. 하루 전날 포항과 전북이 보여준 경기력과 비교했을 때, 경남과 성남의 경기력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공격의 파괴력도 떨어졌고, 박진감도 찾기 어려웠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떠나, 흥미진진한 경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과거 일화와 대우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두 노스승의 복귀 무대치고는 맥이 빠졌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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