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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의 비빌 언덕 ‘3월 강세’, FA컵 8강부터 시동?
입력 2014-03-08 06:01 
벵거 감독의 아스날은 3월에 찾아온 최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스날은 이대로 추락할까. 2004-05시즌 FA컵 우승 이후 정상을 밟지 못했던 포병부대의 ‘무관 세월은 더 길어질까. 3월 들어 악몽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스날이 중대 기로에 섰다.
2003-04시즌 이후 10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꿈꿨던 달콤함은 사라졌다. 실타래가 꼬이더니 3월 들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스토크 시티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3위로 미끄러졌다.
선두 첼시와는 승점 4점차. 10경기를 남겨놓은 터라, 뒤집기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첼시와 2위 리버풀이 오름세를 유지하는 반면, 아스날은 상승 곡선이 꺾였다. 게다가 4위 맨체스터 시티는 아스날보다 2경기를 덜 치렀다. 아스날은 곧 ‘익숙한 원래 자리 4위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추격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데, 지난 주중 A매치 데이는 아스날에게 더 큰 시련을 안겼다. 미드필더 윌셔와 수비수 코시엘니가 성치 않은 몸으로 돌아왔다. 가뜩이나 부상과 부진으로 전력이 온전치 않은데 ‘손실만 더 늘었다. 벵거 감독으로선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갈 따름이다.
그런 가운데 ‘운명이 걸린 한판을 치러야 한다. 8일 오후 9시45분 열릴 예정인 FA컵 8강 에버트전은 아스날의 한해 농사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3월 들어 FA컵 경기를 치른 게 참 오랜만이다. 그동안 FA컵은 ‘조기 탈락이 익숙했던 아스날이다.
FA컵은 현실적으로 아스날이 우승트로피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회다. 선덜랜드, 위건, 셰필드 유나이티드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팀이 있지만, 경계할 수준의 팀은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에버튼이다. 에버튼을 넘어서면, FA컵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단순히 ‘FA컵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아스날은 FA컵을 마치면, 곧바로 독일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바이에른 뮌헨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0-2로 패했으니 패색이 짙지만, 아스날은 1년 전 뮌헨에서 2골차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좋은 기억은 있지만 반등의 계기가 필요한 시기고 그게 바로 에버튼전이다.
아스날에게 3월은 ‘고난의 행군이다. 독일에서 돌아오면, 토트넘전(원정)-첼시전(원정)-스완지 시티전(홈)-맨체스터 시티전(홈)으로 이어지는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 4경기를 그르치면, 아스날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은 또 다시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좌절될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아스날이 라이벌을 차례로 꺾고 승점을 쌓는다면, 매우 흥미진진한 우승 레이스가 펼쳐질 터다.
흥미롭게도 아스날은 최근 3월만 되면 힘을 펄펄 냈다. 지난 5시즌 동안 총 공식 27경기를 가져 18승 4무 5패를 기록했다. 1승 2무 2패로 부진했던 2010-11시즌을 제외하고는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무패는 없었지만 대부분 1패였다. 아스날은 올 시즌 3월 이미 한 번 졌다. 어쩌면 ‘3월에 강했다는 특성은 심란한 아스날에게 비빌 언덕이다.
그렇지만 2010-11시즌처럼 고꾸라질 수도 있다. 그 시즌 3월의 부진이 4,5월(2승 4무 3패)까지 이어졌고 결국 아스날은 또 들러리가 됐다. 그와 같은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른다. 아스날로선 떠올리기조차 싫은 옛 기억이다.
운명의 3월이다. 그리고 첫 단추는 잘못 끼었다. 한 번은 괜찮다. 그러나 두 번은 힘들다. 에버튼과의 운명의 일전, 아스날은 어떤 ‘선물을 받을까.
※아스날의 지난 5시즌 3월 공식 경기 성적
2012-13시즌 | 3승 1패
2011-12시즌 | 5승 1패
2010-11시즌 | 1승 2무 2패
2009-10시즌 | 4승 2무
2008-09시즌 | 5승 1패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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