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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7년 운명 바꿨다…우승 주사위는 KT로
입력 2014-03-07 20:54  | 수정 2014-03-09 16:23
창원 LG 문태종이 친동생인 울산 모비스 문태영과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울산)=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서민교 기자] ‘17년의 도전! 우리가 해낸다! V1
울산동천체육관의 창원 LG 원정 라커룸에 플래카드가 붙었다. 보통 원정 라커룸에서 볼 수 없는 모습. LG 구단 프런트가 우승을 향한 간절한 염원을 담아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기 위해 특별 제작한 작품이었다.
김진 LG 감독은 나도 몰랐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어려서 부담을 느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실수를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편하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LG 구단 프런트는 경기 직전 우리 선수들 전투력이 좋던데요?”라며 긍정의 기운을 전했다.
LG는 1997년 프로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를 남겨놓고 상황도 불리했다. 7일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서 5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9일 부산 KT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 간절함의 차이였을까. LG의 투지는 엄청났다. 정신력에서 모비스를 압도했다. LG는 경기 초반 0-7로 뒤진 채 시작해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은 뒤 전반을 40-28, 12점차로 앞서며 주도권을 잡았다. LG는 후반 들어서도 파상 공세를 멈추지 않고 4쿼터 초반 68-48, 20점차로 점수를 크게 벌리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모비스는 4쿼터 종료 직전 풀코트 압박수비로 10점차까지 좁히는데 성공했으나 5점차 이내로 추격을 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LG는 끝내 80-67, 13점차로 모비스를 완파하고 39승14패를 기록해 모비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섰다. LG는 12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구단 자체 최다 연승 기록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모비스는 우승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10연승 행진도 멈췄다.
울산동천체육관 원정 라커룸에 붙은 플래카드. 사진=서민교 기자
이날 최고 수훈선수는 단연 문태종이었다. 모비스의 강력한 밀착 수비를 뚫고 때론 노련하게 때론 폭발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문태종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18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으로 펄펄 날았다. 친동생인 모비스 문태영과의 1대1 매치업에서도 양보 없이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문태영은 21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으나 영양가에서 문태종에 뒤졌다.
LG는 사상 첫 우승 도전에 마지막 한 발만 남겨뒀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LG는 정규시즌 4,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KT전에서 이겨야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모비스는 이미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전주 KCC와 경기를 갖는다. LG와 모비스가 모두 이기거나 질 경우 LG의 우승이 확정된다. 반면 모비스가 이기고 LG가 질 경우 우승은 모비스에게 돌아간다. 승부의 향방은 최종전까지 갔다. 운명을 뒤바꾼 LG는 유리한 입장에서 17년 만의 첫 우승 키를 쥐었다.
한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서울 SK가 원주 동부를 84-71로 제압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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