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북촌 한옥마을·판교·광화문으로…자산운용사 `굿바이 여의도`
입력 2014-03-07 15:34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해 한국의 '월가'라는 여의도를 떠나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빌딩이 아닌 산으로 둘러싸인 본사 주변에는 금융사가 아닌 미술관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미국도 주요 자산운용사 본사는 월가가 아닌 곳에 있다"며 "조용한 곳이 운용철학을 실천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주변 갤러리를 정기적으로 빌려 '마케팅 프라이빗 파티'를 연다. 투자자를 갤러리에 초대해 와인과 식사를 대접하며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펀드상품을 소개하는 자리다. '예술과 공존하는 투자문화'를 실험하고 있는 셈이다.
가치투자로 명성이 높은 강방천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난 3일 아예 서울을 떠났다. 에셋플러스는 판교 테크노밸리 신사옥을 지어 이전했다. 신사옥에 에셋플러스의 운용철학을 담은 '에셋플러스 스토리관'까지 만들었다. 운용사가 몰려 있으면 동종 업계 사람을 주로 만나게 되고 시장 루머에 휩쓸릴 위험도 큰 만큼, 한 걸음 뒤에서 시장을 바라보며 운용에 집중하기에는 판교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임대료를 절약하고 판교에 몰려 있는 젊은 인력을 고객으로 확보해 영업망을 넓혀 간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쿼드투자자문은 지난해 말 여의도를 떠나 광화문으로 이사했고,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 증권ㆍ자산운용은 2011년 도심으로 터전을 옮겼다. 삼성자산운용은 증권ㆍ화재 등 금융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보기 위해 서울 중구 삼성생명 본사로 이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법인영업의 효율성이나 계열사 간 시너지, 사무 환경은 도심이 더 좋다"고 말했다.
센터원 빌딩 입주와 동시에 도심으로 본사를 옮긴 미래에셋 관계자도 "연기금 등 기관이나 금융회사 자금부가 시내에 많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고, 직원들 출퇴근도 편리해졌다"고 설명했다.
'탈(脫) 여의도' 행렬에 동참할 증권사는 또 있다. 대신증권은 명동 중앙극장 터에 24층 규모 금융센터를 짓기 위해 토지 매입을 마무리했다.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17년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회원사로 등록된 146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가운데 여의도가 아닌 곳에 본사를 둔 회사는 모두 59개며 대부분 외국계 회사나 소규모 운용사들이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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