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기-중견기업 해외M&A 늘린다
입력 2014-03-07 12:00 

 자동차부품 제조사인 동국실업은 지난해 9월 독일 ICT사를 인수·합병(M&A)했다. 인수가액은 300억원. ICT사는 폭스바겐의 부품 납품업체로, 동국실업은 자연스럽게 폭스바겐의 납품업체가 됐다. 현대·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였던 국내 중견기업이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까지 확보한 셈이다.
 정부가 '제2, 제3 동국실업'을 키우고자 중견·중소기업의 해외 M&A 활성화에 나선다. M&A를 시도할 만한 매물들을 모아 정보를 전달하고 인수 전 현지실사를 비롯해 인수금융, 사후관리 등 M&A에 필요한 사안을 단계별로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M&A 지원센터 설립 1주년 성과보고'를 통해 국내 M&A 활성화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6일 발표한 정부의 M&A 활성화 방안이 M&A시장 자체의 파이를 키우는 데 역점을 뒀다면 산업부의 이번 발표는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M&A를 늘리는 데 방점이 찍혔다.
 대기업들의 M&A형 해외투자는 2000년 3억달러에서 2012년 55억달러로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8000억원에서 6억3000만달러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송요한 산업부 해외투자과장은 "소규모 딜을 수임하는 전문기관이 없는데다 자발적인 민간투자가 저조해 자금조달이 어려워 해외 M&A역량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산업부는 매물기업을 발굴해 국내 기업들에 소개하는 경로를 늘리기로 했다. IT, 자동차부품, 의료 등 유망한 매물기업의 명단을 작년 280개에서 올해 400개까지 늘려 제공한다. 유럽, 아시아, 미주를 M&A 거점으로 설정하고 지역별 투자상담회도 개최한다.
 M&A 딜을 실행하는 이들에게는 재무·법률 실사를 위한 수수료 지원액도 현재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린다.
 M&A를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코트라와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수출입은행 등으로 'M&A 금융지원 그룹'을 구성해 인수의향서(LOI) 작성, 인수자금 마련, 리파이낸싱 등을 돕는다. 특히 외환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코트라가 지원하는 유망한 해외 M&A건에 대해서는 인수자금과 해외현지법인의 투자자금 대출시 금리를 우대해주기로 했다.
 연기금과 함께 2000억원 규모의 코파(Copa)펀드를 새로 조성해 민간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작년 12월 국민연금과 IBK, SC가 2대 1로 출자해 6000억원 코파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추가로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무역보험공사의 해외투자보험도 작년 3조3000억원에서 올해 12조원, 내년 13조8000억원으로 증액키로 했다.
 글로벌 M&A지원센터는 작년 2월 설립된 이후 현재까지 동국실업을 비롯해 총 9건의 해외 M&A를 지원했다. 김재홍 산업부 1차관은 "해외 M&A는 글로벌 공급망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어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지원자금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고 금융 지원의 실효성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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