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전투구 자식들 때문에…킹 목사 유품 시장에 나온다
입력 2014-03-07 11:49 

흑인의 미국시민권을 위해 노력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품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킹 목사의 막내딸 버니스 킹 '킹목사기념사업회' 회장은 애틀랜타 에버니저 침례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관리해 온 부친의 성경책과 노벨평화상을 두 오빠들에게 넘기겠다고 밝혔다.
에버니저 침례교회는 킹 목사가 대를 이어 목회활동을 한 상징적 장소다.
두 오빠와 유산 다툼을 벌여온 버니스는 "성령의 인도로 법원 명령에 따르기로 했다"며 "오빠들에게 양심에 따를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법원은 지난달 20일 두 유품의 소유권을 아들 마틴과 덱스터가 운영하는 킹 목사의 지적재산권 관리법인(킹에스테이트) 명의로 하되 소송이 끝나기 전 법원에서 보관하도록 명령했다.
마틴과 덱스터는 지난 1월 여동생이 킹에스테이트의 유품 매각 결정을 따르지 않자 "버니스가 유산을 빼돌려 숨겨놓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유권 이전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버니스는 두 오빠와 의절을 선언하고 언론과 인터뷰하며 여론전을 펼쳐왔다.
세기의 이전투구를 거친 유품들이 시장에 나오면 역사적 가치가 더해져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소더비 경매시장에 킹 목사의 유품 중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의 초고, 백인 목사에게 민권운동의 정당성을 피력한 '버밍햄 감옥에서의 편지',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 원고 등이 나왔을 때 3200만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1만건에 이르렀던 문서의 낙찰대금은 자녀들이 나눠가졌다.
킹 목사의 세 자녀는 2006년 모친인 코레타 스코트 킹 여사가 사망한 이래 추악한 법정 싸움을 끊임없이 벌이고 있다. 오빠들은 지난해 8월에는 여동생의 킹목사기념사업회 회장 자격을 박탈하기 위해 소송을 건 바 있으며 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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