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北 방사포 쏘는데 한국軍은 방산비리 잇달아 '짝퉁부품'
입력 2014-03-07 11:05 
북한의 군사 도발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방위산업체의 품질 서류 위조 등 방산 비리가 끊이질 않고 있어 국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방위사업청의 군수품 품질 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울산지검 특수부는 해군 차기 호위함 핵심 부품을 독일산 정품이 아닌 국내에서 가공한 비규격품으로 납품해 7억5000만원을 챙기고 제품생산증명서를 위조한 혐의(사기 등)로 방산부품 제조업체 P사 대표 이 모씨(45)를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에게서 유압공급장치 부품의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1억4000만원을 받은 S사 김 모 이사(48)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2012년 11월께 차기 2ㆍ3번 호위함에 조타기 핵심 부품인 가변용량펌프와 레벨스위치를 독일산 정품 대신 10분의 1 가격으로 부산의 한 공구상사에서 만든 비규격 제품으로 납품하고, 2010~2013년 독일 B사의 제품생산증명서 24장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군은 군함 노후화 개선을 위해 호위함 6척을 국내 대형 조선업체에 발주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했다. 이번에 적발된 짝퉁 부품은 2~5번 호위함에 사용됐다. 짝퉁 부품은 내구성이 떨어져 장비 고장과 결함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인천의 한 방위산업체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전북경찰청은 지역 군수업체가 포탄과 탄피 원가를 부풀려 수십억 원을 챙긴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

방산업체의 납품 비리가 잇따르는 것은 허술한 품질 검증 시스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핵심 부품에 해당되는 상위 등급은 방위사업청이 직접 검증하지만 하위 등급의 검증은 주 계약업체에 위임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방사청은 계약에만 집중하고 해군이나 국방부에서 관리ㆍ감독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지홍구 기자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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