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의 맥]'인기 바닥' 오바마 휴가까지 취소?…위기의 황창규
입력 2014-03-07 07:53  | 수정 2014-03-07 08:15
(오프닝)
3월 7일 금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잘 되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선관위가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일단 당 대 당 통합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각론에서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취임 초부터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KT 황창규 회장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또 한 번의 고비를 만났습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으로 휴가 취소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 대통령의 덕담
- "대통령이 뭘 잘해서 우리 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 하고 싶다" 이 말 한마디가 한국 정치사에 대형 소용돌이를 일으켰습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입니다. 여당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선거 중립을 어겼다며 공세를 펼쳤고, 결국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파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로부터 꼭 10년 뒤,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수세에 몰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는 유정복 의원에게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유 의원이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면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선거 개입이라며 선관위에 유권 해석을 의뢰했고, 새누리당은 단순 덕담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어제 선관위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겁니다. 발언 내용이 의례적 수준이고 일반 국민에게 한 것이 아니라 특정 개인에게 했다는 점도 참작됐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앞으로 대통령의 지지발언을 방치하겠냐며 맞서고 있어 당분간 후폭풍이 거셀 전망입니다.

2. 통합 방식
-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일단 합치기로는 했는데, 어떻게 합칠지를 놓고 진통입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이 이 문제를 놓고 어제 국회에서 한참 이야기를 했습니다. 양측은 심야까지 접촉을 이어갔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새정치연합이 보류했던 창당 작업을 마저 마무리 짓고 완전한 정당이 된 상태에서 민주당과 '당 대 당' 통합을 하는 방향에는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새정치연합은 제3지대에서 양측이 모이는 즉, 민주당을 흡수하는 방식을 주장했지만, 결국 민주당이 해산할 경우 국고보조금 반납 등의 문제가 있어 현실적인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견은 많습니다. 무엇보다 공천 방식입니다. 새정치연합은 합당 방식을 양보했으니 공천은 5:5로 하자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공천장에 도장을 누가 찍느냐를 놓고도 논란이 일수도 있습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이긴 하지만, 대표 직인은 한 명이 행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야당 통합 과정에서 이 도장이 문제가 된 적도 많은 만큼 이른바 '옥새 파동'이 또 한 번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3. 황창규 곤혹
- '반도체 용량은 1년에 2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으로 반도체 신화를 이끌었던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지난 1월 KT 회장으로 선임됐을 때만 해도 KT 내부는 물론 밖에서도 기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그런데 취임 초기부터 여기저기서 악재가 터지고 있습니다. KT 자회사 직원이 무려 3천억 원대의 사기 대출 행각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는가 하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KT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제(6일) 또 하나의 대형 지뢰가 터졌습니다.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하면서 가입고객 1,600만 명의 75%인 1,2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겁니다. 이미 지난 2012년 800만 건의 고객 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터라 고객들의 비난은 더 거셉니다. 소를 잃었으면 외양간이라도 고쳤어야 하는데,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쳤다는 겁니다.
취임 후 1등 KT를 외치며 새 경영전략을 발표하려 했던 황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사고 수습에만 매달리게 됐습니다.

4. 휴가 취소
-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 때부터 많은 화제의 주인공이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통 큰 휴가입니다. 특히 지난해 말 하와이로 장장 17일간 떠난 크리스마스 휴가는 휴가 비용으로 44억 원이 들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사실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는 모습이 가정적인 대통령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오바마의 이런 여유로운 휴가 모습을 구경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국정 지지율은 38%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지지율이 고전을 계속하고는 있었지만 40% 대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지율 하락의 이유는 푸틴이 제공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파병이 국제 현안으로 부상했는데 미국이 외교적인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외교정책 지지율은 33%에 그쳤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바마는 이번 주말 가족과 보내려던 휴가를 취소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항상 여유로운 모습의 오바마였는데, 지지율 하락이 압박은 압박이었나 봅니다.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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