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통합신당 등장으로 6.4 지방선거가 일대일 구도로 가면서 여야 간 사활을 건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전국이 초격전지로 변하면서 여야 모두 최강의 후보를 내야만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마치 전략공천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하고 바닥을 다지던 후보들로서는 화가 나기도 하고, 곤혹스럽기도 하고, 어안이 벙벙한 모습입니다.
그들 중에는 정치적 동지에서 이제는 경쟁자로 바뀐 운명도 있습니다.
유정복 안정행정부 장관이 오늘 장관직을 사퇴하고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유 장관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유정복 / 안전행정부 장관(오늘 이임식)
- "박근혜 정부 출범의 일원으로 엄중한 정치적 상황을 외면할 수 없어 개인의 안위와 영달보다는 더 큰 대의를 위해 저 자신을 던지기로 했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운명의 바다로 나아가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런 유 장관의 출마선언을 씁쓸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두 사람 모두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가까운 사이인데 이제는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인천이 중요하다며 잘되길 바란다고 했다'는 유정복 장관의 말은 야권보다 이 의원에게 더 충격적이었을 법합니다.
박 대통령이 자신보다는 유 장관을 낙점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으니까요.
」
이학재 의원은 이 말로 인해 1년간 준비해온 출마를 접을지, 아니면 유 장관과 경선을 할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력자에서 경쟁자가 된 사람은 또 있습니다.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의원입니다.
남 의원의 권유로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해왔던 정 의원으로서는 남 의원의 출마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최고중진회의에서 만난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남경필 / 새누리당 의원(어제)
- "저를 사랑해주시고 조언 아끼지 않은 우리 새누리당 최고지도자 선배 앞에서 저의 결심 공식적으로 밝히고 싶다. 저는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주말 잠을 못잤다."
▶ 인터뷰 : 정병국 / 새누리당 의원(어제)
- "중진 차출론 통해서 거론된 후보들 이제 무대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도 이런 소리가 들린다. 그 진정성 의심된다는 얘기 들린다."
두 사람은 지난 2일 만났습니다.
「"우리 둘이 싸우는 게 어색하잖아. 형 나 좀 밀어줘" (남경필 의원)
"나도 이제 돌이킬 수 없어. 정치 생명을 건 승부를 하란 것은 너였잖아. 아름다운 경선을 하자" (정병국 의원)」
작년까지만 해도 남 의원은 출마를 머뭇거리는 정 의원에게 거듭 출마를 권했고, 자신은 원내대표에 나간다고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와 인사들도 정 의원에게 보내 선거를 도울 정도였는데, 이제 그 사람들을 다시 나오라 해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아무래도 정치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나 봅니다.
새누리당 중진 차출론이 부상하면서 반발하는 기존 후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의원은 당 지도부가 14일 귀국하는 김황식 전 총리를 배려해 후보 신청 마감을 15일로 늦춘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이혜훈 / 새누리당 최고위원(3일)
-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이미 공지된 룰 변경하는 일은 공정성 시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심지어 박심 논란으로까지 번져서 본선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해당행위다."
대구에서는 일찌감치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성영 전 의원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 전 의원은 '최경환 원내대표가 근거 없이 개입해 대구 시장 선거를 흔들고 있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누가 나와도 야권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오는데, 굳이 최 원내대표가 친박인 유승민 의원을 공천하려 한다는 겁니다.
」
당사자인 유승민 의원이 자신을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친이계인 주성영 전 의원으로서는 불안불안 할 수 밖에 없을 듯합니다.
「제주에서는 원희룡 전 의원과 우근민 현 지사 간에는 경선 룰을 둘러싼 치열한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 권유에 따라 갑자기 선거판에 뛰어든 중진들로서는 조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으니 100% 국민경선을 선호하고 있고, 오래 전부터 바닥을 다진 기존 후보들은 당원 반영을 높이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
아무래도 정치는 요물인 듯 싶습니다.
정치 앞에서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 비정한 정치를 이들은 왜 하려 할까요?
정말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일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전국이 초격전지로 변하면서 여야 모두 최강의 후보를 내야만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마치 전략공천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하고 바닥을 다지던 후보들로서는 화가 나기도 하고, 곤혹스럽기도 하고, 어안이 벙벙한 모습입니다.
그들 중에는 정치적 동지에서 이제는 경쟁자로 바뀐 운명도 있습니다.
유정복 안정행정부 장관이 오늘 장관직을 사퇴하고 인천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유 장관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유정복 / 안전행정부 장관(오늘 이임식)
- "박근혜 정부 출범의 일원으로 엄중한 정치적 상황을 외면할 수 없어 개인의 안위와 영달보다는 더 큰 대의를 위해 저 자신을 던지기로 했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운명의 바다로 나아가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이런 유 장관의 출마선언을 씁쓸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입니다.
두 사람 모두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가까운 사이인데 이제는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인천이 중요하다며 잘되길 바란다고 했다'는 유정복 장관의 말은 야권보다 이 의원에게 더 충격적이었을 법합니다.
박 대통령이 자신보다는 유 장관을 낙점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으니까요.
」
이학재 의원은 이 말로 인해 1년간 준비해온 출마를 접을지, 아니면 유 장관과 경선을 할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력자에서 경쟁자가 된 사람은 또 있습니다.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의원입니다.
남 의원의 권유로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해왔던 정 의원으로서는 남 의원의 출마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최고중진회의에서 만난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남경필 / 새누리당 의원(어제)
- "저를 사랑해주시고 조언 아끼지 않은 우리 새누리당 최고지도자 선배 앞에서 저의 결심 공식적으로 밝히고 싶다. 저는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주말 잠을 못잤다."
▶ 인터뷰 : 정병국 / 새누리당 의원(어제)
- "중진 차출론 통해서 거론된 후보들 이제 무대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도 이런 소리가 들린다. 그 진정성 의심된다는 얘기 들린다."
두 사람은 지난 2일 만났습니다.
「"우리 둘이 싸우는 게 어색하잖아. 형 나 좀 밀어줘" (남경필 의원)
"나도 이제 돌이킬 수 없어. 정치 생명을 건 승부를 하란 것은 너였잖아. 아름다운 경선을 하자" (정병국 의원)」
작년까지만 해도 남 의원은 출마를 머뭇거리는 정 의원에게 거듭 출마를 권했고, 자신은 원내대표에 나간다고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와 인사들도 정 의원에게 보내 선거를 도울 정도였는데, 이제 그 사람들을 다시 나오라 해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아무래도 정치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나 봅니다.
새누리당 중진 차출론이 부상하면서 반발하는 기존 후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의원은 당 지도부가 14일 귀국하는 김황식 전 총리를 배려해 후보 신청 마감을 15일로 늦춘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이혜훈 / 새누리당 최고위원(3일)
-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이미 공지된 룰 변경하는 일은 공정성 시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심지어 박심 논란으로까지 번져서 본선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해당행위다."
대구에서는 일찌감치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성영 전 의원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 전 의원은 '최경환 원내대표가 근거 없이 개입해 대구 시장 선거를 흔들고 있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누가 나와도 야권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오는데, 굳이 최 원내대표가 친박인 유승민 의원을 공천하려 한다는 겁니다.
」
당사자인 유승민 의원이 자신을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친이계인 주성영 전 의원으로서는 불안불안 할 수 밖에 없을 듯합니다.
「제주에서는 원희룡 전 의원과 우근민 현 지사 간에는 경선 룰을 둘러싼 치열한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 권유에 따라 갑자기 선거판에 뛰어든 중진들로서는 조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으니 100% 국민경선을 선호하고 있고, 오래 전부터 바닥을 다진 기존 후보들은 당원 반영을 높이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
아무래도 정치는 요물인 듯 싶습니다.
정치 앞에서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 비정한 정치를 이들은 왜 하려 할까요?
정말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일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