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화케미칼, 실적 자신감에 GDR 발행?…주가는 글쎄
입력 2014-03-06 17:29 
지난해 눈부신 실적 개선을 거둔 한화케미칼이 수천억 원대 해외 자금 조달을 검토하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채 비율을 낮추고 투자자금을 마련한다는 차원의 작업이지만 자칫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화케미칼은 5일 한국거래소 공시 시스템을 통해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략 3000억~50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가 미국 자회사 밥캣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 4억달러 규모 GDR를 발행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완료해 차입금 4000억원가량과 연간 3000억원 수준 이자비용 가운데 200억원이 줄어들었다.

한화케미칼이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게 된 것은 차입금 축소와 신규 투자를 위한 실탄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양광 사업을 주력으로 추진해온 한화케미칼은 부채 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92.4%에 이른다. 만약 5000억원 안팎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부채 비율은 당시 기준 158.4% 수준으로 떨어진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979억원으로 전년 기록한 52억원보다 급증한 한화케미칼은 올해 실적 전망이 비교적 밝은 편이다. 특히 태양광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72억원으로 1년 전 기록한 1491억원 적자에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한화케미칼이 대규모 유동성 조달을 검토하는 것도 실적 자신감에서 나왔다는 평이다.
하지만 GDR 발행은 사실상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는 효과를 낳기 때문에 주가에는 좋지 않은 요인이다. 지난 5일 한화케미칼은 GDR 검토 소식에 5.9% 급락했다. 만약 GDR 추진에 대한 해외시장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투자심리는 한층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에서도 우려하는 전망을 내놨다. 이다솔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재무 비율 개선이라는 순기능을 감안해도 GDR 방식이 정해질 경우 기존 주주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면서 "5000억원 자금조달이 이뤄진다면 주당순이익(EPS)은 15.2%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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