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양대 경쟁사인 애플과 삼성에는 각각 확고한 지지층이 존재한다. 이른바 '애플빠'라고 불리는 이들과 '삼성빠'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이들은 신제품이 나오면 열을 올려 장점을 설파하는가 하면 반대로 경쟁사의 신제품이 나오면 깎아내리기에 바쁘다. IT 커뮤니티들은 양사의 신제품 출시 때마다, 그리고 때때로 작은 사건이라도 터지면 이들의 대결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6일 한 리서치회사가 이들의 차이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휴대폰 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는 2013 텔레콤 리포트를 내놓고 애플 마니아와 삼성 마니아의 차이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의 차이는 지지하는 회사만큼이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마니아'를 스마트폰 이용자 중 현재 이용중인 브랜드를 이전에도 사용했고 다음에도 사겠다는 소비자로 정의했다. 조사 결과 스마트폰 브랜드별로 마니아의 비율은 삼성이 37%로 가장 많았고 애플이 22%를 기록했다. 마니아 수로만 보면 삼성의 압도적인 승리다.
그러나 면면을 들여다보면 확연히 달랐다. 애플 마니아들은 20~30대 젊은층이 7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대로 삼성 마니아는 40대 이상이 61%로 가장 많았다. 즉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애플이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연령에 의한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 마니아 중 20~30대만을 뽑아 성향을 비교했을 때 양자의 특성도 큰 차이를 보였다. 소비 성향과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애플 마니아들은 얼리어답터, 오피니언 리더 성향을 보였다. 이들은 고가라도 신제품을 선호했으며 평판보다는 개성, 남이 사지 않은 독특한 제품 등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 마니아들은 이 질문에 대한 선호 비중이 낮았다 .
구입 이유에서도 삼성 마니아들은 성능과 스펙, 가격, 신제품, 유행 등이 높게 나온 반면 애플 마니아들은 사용 편리성, 제조사 브랜드, 크기모양디자인 등이 높았다. 즉 삼성 마니아는 기능, 가격 등 객관적인 사실을 중시하지만 애플 마니아는 주관적인 경험과 느낌 등 감성적인 부분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 만족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에 얼마나 만족하냐는 질문에 애플 마니아들은 93%가 만족한다고 응답한 반면 삼성 마니아의 만족률은 70%에 그쳤다.
마케팅인싸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 마니아들은 구매를 위한 정보 탐색부터 사용 후 평가까지 개인의 경험과 가치를 중심으로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며 관여도가 높은 '진정한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삼성 마니아는 주변에서 주어지는 정보에 크게 의존하고 개인적인 취향과 소신과는 무관하게 위험 회피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무조건적으로 '삼성전자를 신뢰하고 갤럭시라면 자동으로 선호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무늬만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7일까지 휴대폰을 보유한 14세~64세 연령층 4만2195명에 대해 이메일을 통한 온라인 우편조사 형태로 시행됐다. 보고서 전문은 마케팅인사이트 홈페이지(www.mktinsight.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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