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보험사들, 우량 회사채 확보전 치열
입력 2014-03-06 14:31 

[본 기사는 3월 4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우량 회사채를 쓸어담아라.'
최근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보험사들이 귀빈 대점을 톡톡히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 분위기에 보험사들이 온기를 불어넣고 있어서다.
보험사들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 전망과 지난해 STX그룹, 동양그룹 등 중견 기업들 부도사태 등으로 회사채 투자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우량물 위주로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회사채 발행 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683조8945억원이다. 이 중에서 보험사는 전체 27.44%(190조379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시장에서 전통적인 '대부'로 통하는 은행(25.1%)보다 많은 양이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는 각각 18.61%와 11.83%를 보유 중이다.
은행은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큰 금액을 투자하는 '큰 손'이었으나 지난해 7월부터 보험사가 은행 보유물량을 앞서기 시작했다.
올들어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은 보험사들 움직임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올해 시장에 나온 이마트와 현대제철 GS 현대건설 등 회사채 수요예측에 보험사가 상당 물량 청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이 우량 회사채 투자를 늘리려는 이유는 공사채 발행량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해 왔던 공사채가 최근 공공기관 부채 감축 기조 등으로 발향이 줄면서 초우량 회사채가 대체제가 되고 있는 것.

금융당국이 보험사들 지급여력비율(RBC비율) 등 자산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면서 안정적인 채권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 보유 중인 공사채가 만기 도래하는 만큼 다른 공사채를 편입해야 하지만 최근 공기업들이 채권 발행량을 줄이면서 보험사들은 대체재를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 2009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부터 보험사들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투자를 진행하면서 주로 공사채(공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을 주로 편입해 왔다.
실제로 지난 3년 간 보험사들이 보유한 공사채 잔고는 계속 늘었다. 전체 공사채 발행 잔고에서 보험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초 23% 수준에서 최근 34%(118조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후부터 공사채 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상황이다. 정부가 공공기관 부채 감축 의지를 나타내면서 공기업들이 회사채 발행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공사채 발행 수준은 예년 수준과 비교해 절반 가량 줄어드는 추세다. 2012년 12월는 4조3000억원이 발행됐는데, 2013년 12월에는 2조4000억원이 발행되는 데 그쳤다. 지난 1월에도 공사채 발행금액은 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달 3조4000억원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고 지난 2월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사가 회사채 시장으로 돌아오면서 당분간 자금조달 시장은 안정세가 예상된다. 다만 시장내 자금이 우량한 회사채 쪽으로 위주로 쏠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보험사들 투자 성향상 공기업 채권에 준하는 안정적인 회사채에 위주로 투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A급 중에서도 부도 가능성이 극히 낮거나,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들이 보험사들이 선택하는 주요 투자처가 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채권자본시장(DCM) 본부장은 "지난해 동양사태 등 영향으로 크레딧(회사채)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예상했던 물량을 제대로 다 담지 못했던 곳이 많았는데, 올해 공사채들 발행이 축소 되면서 우량 회사채쪽으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며 "AA급 회사채와 A급 중에서도 사업기반이 우량한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쪽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