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로또 청년' 어긋난 삶…'4년만에 당첨금 14억 유흥비로 다 써'
입력 2014-03-06 10:12 
경남 진주에 사는 황 모씨(34)는 2006년 로또 1등에 당첨돼 세금을 제외하고 14억여 원을 얻는 대박을 안았다. 당시 26세 미혼으로 별 할 일 없이 소일하던 황씨는 단숨에 `청년 부자`가 됐다.

그러나 황씨의 인생은 이때부터 완전히 꼬이기 시작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던 그는 당첨금을 도박과 유흥비로 탕진하는 등 방탕한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진주 일대 유흥가에서 젊은 황씨가 돈을 펑펑 쓴다는 소문이 경찰 첩보로 이어져 내사에 들어갔던 해프닝도 있었다.

황씨는 불과 4년 만에 당첨금이 바닥이 났고 빈털터리 신세가 돼 버렸다. 그러나 그동안의 씀씀이를 잊지 못한 황씨는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벌렸다.

수천만 원의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하거나 금품을 훔치다 지명수배까지 받았다. 결국 범죄자의 몸이 된 그는 도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행각까지 벌였다. 황씨는 1개월마다 `대포차량`과 `대포폰`을 교체하고, 영남권 휴대전화 할인매장 등을 돌아다니며 고가의 휴대전화를 훔쳐 장물업자들에게 팔아넘겼다.


황씨는 결국 지난 5일 창원 지역 한 모텔에 숨어 있다 3개월간 넘게 집중 추적을 벌여온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황씨는 그동안 휴대전화와 아웃도어 매장 130여 곳을 돌며 1억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황씨는 도피 중에도 `로또의 꿈`을 잊지 못해 매회 구입했으며, 검거될 당시에도 그의 지갑 안에는 복권 10여 장이 들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경찰에서 "그때 로또만 당첨되지 않았어도 평범하게 살았을 것"이라며 때늦은 후회를 했다.

[매일경제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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