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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돌적? 인내심↑’ 넥센 이성열이 달라졌어요
입력 2014-03-06 07:12 
이성열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지난해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를 4강 후보로 점찍은 이들은 드물었다. 하지만 넥센은 폭발적인 타선과 위기상황 때마다 등장한 ‘복덩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구단 창단 이후 6년 만에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야구판을 뒤집어 놓았다. 올해는 ‘거포 이성열(29)까지 공격에 가세할 예정이라 그들의 위력은 더 막강해질 전망이다. 이성열이 선구안을 길러 볼을 걸러내며 정확한 타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센은 5일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50일 간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검게 그을린 넥센 선수단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출국하던 날보다 표정이 밝았다. 이 가운데 이성열은 "한국에 와서 정말 좋다"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구단 버스에 올랐다. 현재 그의 컨디션이 최상이기 때문에 시즌 개막이 기다려질 수 밖에 없다.
이성열은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7차례의 연습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4할7푼1리(17타수 8안타) 3홈런 8타점 6득점 6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연습경기 중 넥센이 쏘아 올린 9개 홈런 중 3개가 이성열 방망이에서 나왔다. 또한 이성열은 강지광과 함께 팀 내 가장 많은 타점을 올렸다. 중요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낸 괴력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이성열이 이번 캠프 동안 선구안을 길러 공을 끝까지 보는 인내심까지 지녔다는 것이다.
실전이 아닌 연습경기이긴 했지만,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모습의 이성열이었다. 이성열은 2013시즌 92경기에 나가 타율 2할3푼6리 18홈런 48타점 41사사구에 그쳤다. 초반 홈런포로 장타력을 과시했던 이성열이지만, 후반기에 부진에 빠져 2군을 오갔기에 정규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그런데 삼진(115개), 헛스윙 비율(20.1%), 초구 헛스윙 비율(19.8%) 등이 팀 내 1위였다.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성열이 선구안만 키우면 대형타자가 될 것”이라며 그를 끝까지 믿었다.
이성열은 이번 캠프에서 자신을 기다려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성큼 다가갔다. 염경엽 감독은 (이)성열이가 오키나와에서부터 타격감이 올라와 강해졌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열심히 준비한 결과”라며 흐뭇해했다. 타석에서는 저돌적인 성격이지만, 평소 순박하고 얌전한 이성열은 염 감독의 평가에 쑥스러워했다. 선구안을 키운 것에 대해서는 연습경기다"라며 웃어 넘기는 듯 했지만, 이어 "항상 해온 대로 열심히 했다”라고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짧게 대답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이성열이다. 하지만 이성열 머릿속엔 FA보다 팀 생각으로 가득했다. 이성열은 FA를 그리 많이 신경 쓰고 있지 않다. 이번 스프링캠프 동안 선수단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선수들과 어떻게 한 시즌을 재밌게 보낼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한 것 같다”라며 팀과 동료들을 먼저 챙겼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외국인 선수 비니 로티노(34)의 합류로 이성열의 주전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의 저돌적이고 강인한 도전의식을 깨워준 계기가 됐다. 이성열의 컨디션이 현재와 같이 시범경기까지 이어진다면 개막전 선발 라인업 구상은 더 이상 고민거리가 되지 않는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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