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SK텔레콤은 몰라도 되고 KT는 알아야 하는 `통신사 광고 신경전`
입력 2014-03-05 17:15  | 수정 2014-03-06 11:14

통신 품질 전쟁이 날 줄 알았더니 보조금 전쟁에 이어 이제는 광고 전쟁이 벌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KT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광고를 잇따라 내보내면서 통신업계 광고전이 다시 한번 불붙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이정재와 전지현을 기용해 '잘생겼다' 시리즈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 속에서 전지현이 "오빠의 광대역은 어디서나 잘 돼?"라고 묻자 이정재가 "광대역이 뭐니?"라며 되묻는다. 전지현은 나도 모른다며 응한다. SK텔레콤 이용자라면 그런 것은 '신경 꺼두어도 좋다'는 게 광고 속 SK텔레콤의 설명이다. KT가 '국악소녀' 송소희로 자사의 광대역 LTE 기지국 수를 홍보하며 3배 넓은 광대역에 치중한 것과 차이가 있다.
SK텔레콤 측은 "속도나 네트워크 기술 등에 치중했던 기존 커뮤니케이션과 달리 고객이 공감하고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공격적 마케팅의 일환이 맞다"고 말했다.

KT는 아직까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답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겨냥 광고는 이 뿐 만이 아니다.
LTE-A 속도 편에서는 "넌 몇 배 빠른 LTE-A야?"라는 이정재의 질문에 전지현이 "몇 배? 그거 알아야 돼?"라고 답한다. "하나 보다 더, 두배 보다 더, 더더더 좋은 건 3배"라며 속도로 '광대역 LTE-A 3배 시대 개방'을 광고 문구로 내세운 KT와는 차이가 있다.
SK텔레콤의 스팸 스미싱 광고는 좀 더 노골적이다. '잘생겼다'스팸 스미싱 광고편에서 SK텔레콤은 이정재의 목소리를 통해 'SK텔레콤 고객이라면 신경 꺼두셔도 좋습니다. 뭐 든 나쁜 게 생겨도 최대한 피하게 될 테니까요'라고 광고한다. 스팸과 스미싱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사의 서비스를 홍보한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팸과 스미싱 관련 사건이 급증하면서 시류에 적절한 광고라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가 없는 상황에서 이는 단순히 타 통신사를 겨냥한 과녁 마케팅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광고에 등장하는 SK텔레콤의 스팸 스미싱 관련 서비스는 스팸필터링과 안심메시지, T가드 앱이다. 스팸필터링은 지난 2009년부터, 안심 메시지는 지난해 6월부터, T가드 앱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됐다.
관계자는 "지난해 전산시스템 해킹 사건으로 873만명의 가입자 정보가 유출된 KT로서는 해당 광고가 절대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타사의 상황과 더불어 해킹과 보이스피싱 등 최근 높아진 사회적 문제를 더한 공격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지난달 보고자료에 따르면 KT는 보이스피싱 기관 사칭 건수에서 8684건으로 24.6%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기도 했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통신사간 신경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KT가 '고객 발로 뛰겠소'란 광고 문구를 내놓자 SK텔레콤은 이동통신 분야 1위 기념 전면광고에서 '발로 뛰는 서비스보다 더 높이 나는 서비스로'라는 광고 문구를 내놓았다.
배우 한석규가 출연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세를 탄 SK텔레콤의 대표적인 광고에 대적해 LG유플러스는 혜민스님을 기용, '새로운 세상에서는 가끔 즐기셔도 좋습니다'라는 광고카피로 풍자에 나서기도 했다.
이명천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광고는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기업간 경쟁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면서 "다만 경쟁과정에서의 근거없는 비방이라던가 부정확한 정보, 소비자 오인 등으로 사회적 피로감을 유도할 수 있는 데다 마케팅 비용이 과다하게 사용될 수 있는 만큼 기업간 유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 이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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