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질 오래된 아파트가 서울역사박물관에 통째로 모습을 옮겨왔다. 지난 81년부터 이 아파트에 30년 넘게 살아왔던 A씨의 전용 111㎡ 내부가 고스란히 전시장에 재현됐다.
분양 당시 설치된 라디에이터, 붙박이형 거실 장식장은 물론 A씨가 사용하던 가구와 생활재가 그대로 남아있어 1980년대의 전형적인 아파트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5일 서울역사박물관은 6일부터 5월 6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아파트 인생'전을 연다고 밝혔다.
전시 관계자는 "불과 30여년 만에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이 되었고, 아파트는 마치 산과 언덕처럼 익숙한 풍경이 됐다"며 "서울시 주민 50% 이상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밝혔다.
무료로 볼 수 있는 이번 기획전에서는 '아파트를 좇는 사람들', '쫓겨나는 사람들', '안녕, 둔촌주공아파트' 등의 소주제로 사진과 다큐멘터리 등을 선보인다.
특히 서초삼호아파트 내부를 통째로 전시장으로 옮겨 초기 아파트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작가 17명의 눈에 비친 아파트의 다양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연계전시회 '프로젝트 APT'도 열린다. 1월13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공모로 뽑은 시민 10명의 다양한 작품도 전시된다.
이날 3시에 열린 전시 개막식에는 '아파트 공화국'의 저자 발레리 줄레조를 비롯해 관련 전문가와 예술가, 전시에 참여한 시민들이 참석했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히 들어온 아파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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