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은마아파트 84㎡ 3년만에 10억 탈환
입력 2014-03-04 17:35  | 수정 2014-03-04 22:43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규제 완화에 힘입어 2011년 가격을 속속 회복하고 있다. 사진은 잠실주공5단지 전경. [매경DB]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마지노선을 뚫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10억원,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 11억원,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36㎡ 6억원 등 그동안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간주되었던 가격대가 차례로 돌파됐다.
이에 따라 부동산 버블기였던 2007년 최고점 수준엔 여전히 미치지 못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기 반등했던 지난 2011년 '재건축 강세기' 수준으로는 집값이 회복됐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재건축 사업에 가속도가 붙은 데다 최근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은마 전용 76㎡는 지난달 8억9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매도 호가가 9억2000만원까지 올랐다. 전용 84㎡도 얼마 전 9억7000만~9억8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져 현재 몸값은 10억원을 호가한다. 지난 2012년 말 심리적 마지노선인 7억원과 8억원이 각각 무너져 체면을 구겼지만 연초 들어 가격이 무섭게 치솟으면서 재건축 호시절인 2011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잠실주공5단지도 8억5000만원까지 밀렸던 전용 76㎡가 지난달 말 11억원대에 처음 진입한 뒤 매수세가 붙어 지난 3일 2011년 반등기 수준인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조만간 12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 최고 전성기인 2006년 13억원 안팎에 실거래됐다.
개포동 재건축 단지도 가격 상승세가 거침없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 36㎡는 연초 5억4000만~5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매도자가 올린 가격에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면서 현재 6억~6억1000만원까지 뛰었다. 매도 호가 기준으로 3년 만에 6억원대에 재진입했다. 채은희 개포부동산 대표는 "단기간에 아파트값이 급등한 탓에 거래는 소강상태이지만 사업이 가시화한 만큼 가격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 재건축의 열기는 거래량에서도 고스란히 읽힌다. 서울에서도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3구는 1월 1205가구의 아파트가 매매된 데 이어 지난달 1510가구가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624가구)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은 지난 2007년 상반기 최고점을 찍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힘입어 2009년 가을과 2011년 상반기 두 차례 반짝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 단기간 급등한 호가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지만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2011년 가격을 회복한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강남 재건축 부활'을 말하려면 추가 상승세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연초부터 호가가 너무 많이 올라 실제 거래는 뜸하지만 지금까지의 기세로 볼 때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사업 진행이 더딘 곳을 중심으로 하반기부터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재건축 시장 여건이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과거 호황기처럼 가격이 급등하기는 어렵다"며 "최고가에서 30%가량 떨어졌는데 저점 대비 20% 정도 가격을 회복해야 재건축이 다시 살아났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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