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인 C형간염 맞춤형 치료법 제시
입력 2014-03-04 14:44 

우리나라 C형 간염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페그인터페론(Peg-IFN)의 적합한 치료용량을 연구한 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교신저자), 인천성모병원 권정현(제1저자) 교수팀이 우리나라 14개 대학병원에서 2008년 11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유전자 1형 C형 간염환자 178명을 조사한 결과, 총 48주의 치료기간 동안 페그인터페론 80% 용량만 유지해도 100% 용량으로 치료받은 환자와 유사한 치료반응을 얻음을 증명했다고 4일 밝혔다.
86명의 환자는 12주까지는 원래 용량인 180μg(마이크로그램)을 매주 맞고 이후로 36주 동안은 135μg로 감량해도 51.2%의 완치율을 얻었다. 이는 기존 180μg으로 48주 치료한 환자의 완치율 56.5%와 유사한 결과이다. 또한 기존 치료용량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치료 중 4회의 인터페론 감량을 한데 반해 용량을 줄인 환자군은 부작용 발생이 줄어 1회만 감량하여 추가 감량 횟수를 줄였다.
연구팀은 초기 치료 단계에서 용량을 감량한 경우 완치율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어 총 치료기간 48주중 초기 12주까지는 원래 용량을 유지하고 이후 36주 동안 25% 감량한 것이다. 그 결과 부작용이 적어 용량을 감량하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완치율은 기존 치료용량으로 치료한 환자군과 동일하게 나타난 것이다.

또한 C형 간염 치료제에 잘 반응하는 유전자인 IL28B 유전자 다형성 검사에서도 인터페론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는 유리한 유전자형(단일염기 다형성, IL28B)을 가진 환자가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동양인이 서양인보다 좋은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어 완치율이 높다는 기존의 주장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또는 유리한 유전자 다형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용량을 감량해도 되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인터페론의 치료 용량과 유전자 다형성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불리한 유전자형의 C형간염 환자를 인터페론 100% 용량으로 치료할 경우 완치율이 71.4%였지만 80% 용량으로 치료할 경우의 완치율은 20%로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유리한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용량을 줄여도 완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C형 간염바이러스(HCV)는 만성 간염 및 간경변증, 간암 등 만성 간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인자는 정맥주사 약물남용, 주삿바늘 찔림, 문신, C형간염 검사를 하지 않은 헌혈 혈액의 수혈 등이다.
C형간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급성으로 걸려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자연 회복되지만 상당수가 만성으로 진행한다. 일단 만성간염이 되면 자연 회복은 드물고 지속적인 간 손상이 유발돼 간경변증과 간암이 초래될 수 있다. C형 간염치료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의 억제 또는 박멸을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고 간경화 및 간암으로의 진행을 차단하기 때문에 항바이러스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널리 상용되고 있는 표준 치료법은 매주 맞는 페그인터페론 주사제와 매일 복용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의 복합 치료법이다.
C형 간염은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치료 기간과 완치율이 다른데, 특히 유전자형 1형 C형 간염바이러스는 최소 48주 동안 치료를 하며, 완치율이 약 50% 정도이며 부작용도 적지 않다.
치료반응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처음에 처방된 용량을 다 맞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로 50% 이상의 환자들이 부작용을 호소하여 한번 이상의 인터페론 치료 용량을 감량한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체구가 작고, 고령의 환자가 많아 인터페론 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하여 치료 중 인터페론 용량을 낮추거나 심하면 중단도 해야 하는데, 얼마큼까지 치료용량을 낮추어도 완치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러한 부작용 때문에 치료 여부는 간질환 중증도, 치료성공 확률, 심각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 동반 질환 유무, 환자의 치료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환자에게 개별화된 치료가 절실한 실정이었다.
배시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우리나라 환자들은 대부분 C형 간염 치료에 유리한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존 치료 용량의 80% 유지해도 동일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불리한 유전자형을 가진 환자라면 현재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시아태평양 공식 간학회지인 '국제 간학회(Hepatology international)'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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