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를 향한 전문대학, WCC21] 영남이공대학교 이호성 총장
입력 2014-03-04 10:38 
영남이공대학교 이호성 총장은 “10년 뒤 졸업생의 모습에서 대학의 경쟁력이 결정난다”며, “단순 취업률보다는 취업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직업교육과 체계화된 창업교육으로 전문가를 양성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재교육 시스템을 졸업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영남이공대학교를 졸업한 것을 자랑스럽게 하겠다.”
‘技術人은 祖國 近代化의 旗手, 영남이공대학교(이하 영남이공대) 초입에 위치한 학생도서관 앞에 우뚝 서있는 ‘기술인의 탑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다.

이 석탑의 문구를 작성한 이는 바로 이 학교 창립자이자 제 5~9대 대통령을 역임한 박정희 前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이 한 땀 한 땀 써내려간 ‘기술인 배출에 대한 바람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학교에 이어지고 있다.

◇8년 연속 신입생 등록률 100%

영남이공대의 정문을 들어서면 우선 어마어마한 학교 규모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비약적인 발전상을 듣고 나면 규모는 단지 외형일 뿐임을 알 수 있다.

지난 1968년 설립된 영남이공대는 현재 23개 학과(공학계열 53%, 이과계열 25%), 편제정원 5400여명, 재학생은 6000여 명에 달한다.


재학생이 편제정원보다 많은 까닭은 산업체에서 위탁받은 재입학 제도 때문인데, 덕분에 학생 수만 따지면 전국에 있는 대학 중 15위 안에 든다.

올해도 모집정원 2379명 전원이 등록을 완료해 신입생 등록률 100%를 달성했고, 지난 2007년부터 8년 연속 신입생 등록률 100%라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전국 대학 중 최대 선정기록을 비롯해 ▲글로벌 현장학습 전국 1위 ▲비수도권 유일 창업선도대학 선정 ▲취업률 2년 연속 전국 2위 ▲평생학습중심대학 선정 ▲중소기업계약학과 주관대학 선정 등 정부가 시행하는 대부분의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WCC(World Class College)에 선정된 것과 NCSI(국가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 달 25일 만난 이호성 총재는 대학이 발전했다고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지만, 가장 큰 보람은 우리 학생들의 학습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점”이라며, 그동안 노력해준 교직원들과 우리 학생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며 애써 공을 돌렸다.

또한 직업교육의 부재와 구직에 대한 대졸자 눈높이의 불일치로 인해 고학력 실업자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글로벌 직업교육역량을 갖춘 선도대학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는 하자는 WCC대학의 위상과 취지에 걸맞게, 영남이공대는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로 허덕이던 학교, 2006년부터 흑자전환

이 같은 놀랄만한 실적과 규모를 자랑하는 영남이공대도 한때 적자로 허덕일 때가 있었다.

설립 이후 21년 동안 교육부 파견 임시이사제도로 운영되어 온 영남이공대는 복무규정도 없을 만큼 학교 경영이 방만하게 운영되어 왔다.

결국 지난 2005년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영남이공대를 위해 이호성 당시 교무/기획 처장이 칼을 빼어 들었다.
영남이공대학교 도서관 앞에 세워져 있는 ‘기술인의 탑에는 故 박정희 대통령이 쓴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글귀가 또렷이 새겨져 있다.

무사안일주의가 만연한 시절이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과 통폐합과 500명이 넘는 신입생 정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총장의 이런 단행은 결국 영남이공대를 정상화시키는데 기여, 2006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한 당시 이호성 처장의 결단력은 학교 운영진에게는 차기 총장감으로 내정되기에 충분했다.

결국 이호성 처장은 지난 2008년 학교 역사상 최초로 직선제 총장(9대)으로 취임, 2009년 총장직을 시작했다. 이 총장은 10대 총장에도 연임, 현재까지 이 학교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총장의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겠다”는 평소의 지론처럼 모든 학교의 운영을 학생들 위주로, 졸업생의 사회적 공신력에 직업교육의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우리나라 전문대학 최고의 영예인 WCC 선정과 국가고객만족도 조사 전국1위, 글로벌 인턴십 전국 1위 등 단기간에 영남이공대학을 전국 최고의 전문대학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총장으로 재직한 지난 4년간 혼신을 다해 달려왔지만 아직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더군요. 9대 총장 임기가 끝나갈 무렵 캠퍼스 곳곳에 ‘이호성 총장의 연임을 원한다는 학생들의 내건 플랜카드를 보고 전국 최고 수준의 전문대학이란 명예를 4년간 이어가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독일 기업과 산합협력 맺어 아카데미도 개원

영남이공대는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전문대 강세 지역인 대구에서도 역량을 인정받는다. 그 이유는 철저한 직업교육에 있다.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인 지멘스사가 영남이공대학에 아카데미를 설립하게 된 것은 지멘스사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기업들이 크게 반길 일입니다.”

영남이공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독일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 지멘스사와 산학협약을 맺고, 지멘스아카데미를 개원했다.

또한 작년 3월 세계 최초로 독일 지멘스 교육 프로그램 레벨 3과정(SCE와 SMSCP)까지 공동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 전문대학 직업교육의 수준을 전 세계에 알렸다.

영남이공대는 글로벌 부문에서도 최고를 지향한다. 영남이공대는 전문대학생의 글로벌화를 위해 교과부에서 매년 실시하는 전문대학 글로벌현장학습사업에서 매년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한다.

이 같은 결과는 영남이공대만의 맞춤식 외국어 공부가 그 배경이다. 영어, 일어, 중국어 무료 특강을 연중 수준별로 개설하고, 교재비와 식비도 제공한다.

게다가 TOEIC, JPT, HSK 등 외국어 자격시험 응시료 전액지원뿐만 아니라 성적이 향상될 때마다 최대 100만원의 성적향상 장학금 지급도 학생들의 학구열 제고에 한 몫을 했다.

영남이공대는 학생의 만족도가 높은 대학이다. 영남이공대가 지난해 학생들에게 지급한 장학금은 총 170억원으로, 학생 1인당 283만원씩 장학금을 주는 셈이다.

아울러 방학에는 자동차정비산업기사를 비롯한 23개 자격증 특강반을 전액 무료로 운영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30만~60만원의 성취장학금도 지급한다.

이와 함께 별별체험단, 컬처데이, 바비큐 파티 등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들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전국 최초 유명헤어디자이너 이름 딴 학과 신설

대체로 대학들은 빠른 사회변화를 쫒아가기 바쁜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영남이공대는 사회변화에 선제적인 대처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영남이공대는 교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공계열 중심의 전문대학이다. 특히 메카트로닉스 분야는 전국 최강을 자랑한다.

하지만 한쪽으로만 치우지지 않겠다는 게 이 총장의 생각이다. 시대 트렌드에 맞는 학과개설이 곧 학생들의 취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남이공대는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유명 헤어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박승철 헤어과를 신설해 벌써 2기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박승철 헤어과 방학 중 특강 장면

이 학과는 2년 과정이며 3+1체제로 운용된다. 즉, 3학기 동안은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2학년 2학기는 전국 박승철 헤어 매장에서 현장실습으로 모든 수업이 대체된다.
수업과정 역시 박승철 헤어스튜디오에서 파견된 산업체 특임교수들의 지도아래 이뤄지며 졸업 후 입사 시 실습생이 아닌 초급 디자이너급의 대우를 받고 입사하게 된다.

결국 교육과 취업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이 총장의 복안이 정확이 맞아들은 것.

종전 하이닉스 반도체반, 삼성반도체반, 현대기아자동차반등 기업의 요구를 일부 교과과정에 삽입하고 졸업 후 채용 시 가산점을 준 사례는 있지만 이처럼 아예 학과 이름을 기업명과 동일시하고 모든 교수진을 기업체에서 전담하는 경우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졸업생 전원을 중견사원 급으로 채용하는 사례는 없었다. 당연히 취업률은 100%다.

올해에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해킹 및 사이버테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사이버보안과를 40명 정원으로 신설했다.

이번 정시에서 총 8명을 뽑은 사이버보안과는 대구경북 전문대학으로서는 최초로 신설되는 3년제 학과로써, 학생들의 안정적 취업을 위해 (주)안랩, 롯데정보통신(주), (주)큐브피아 등 국내 11개 사이버보안부문의 최우수기업들과 취업 연계형 멘토링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사이버상의 공격과 방어가 동시에 구현되는 24시간 자율형 해킹실습실과 보완관제센터 완비, 그리고 화이트해커 출신의 실무형 교수진을 영입해 전국 최고 수준의 사이버보완과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학생들로 북적이는 ‘방학없는 캠퍼스

영남이공대학은 방학없는 대학으로 유명하다. 매년 동·하계 방학 때마다 영남이공대는 약 1500명의 학생들이 컴퓨터 활용능력, 외국어 능력, 전공자격증 특강 등을 듣기 위해 교실마다 북적인다.

게다가 이 대학은 한 학기가 16주로, 다른 학교가 15주에 종강을 하는 데 비해 1주일 연장된 수업일수로 진행된다. 이는 짧은 시간 전문지식과 취업준비를 해야하는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한 이 총장의 묘수다.

비록 일주일이지만 학교 예산 3억8000여만 원이 더 들어가는 만만치 않은 결정이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투자 없는 교육은 없다”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평가는 학생의 직접적 투자비에 비례한다”고 강조한다.

교육은 ‘백년지 대계”임을 거듭 강조하는 이호성 총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인물이다. 학생에겐 더 할 수 없이 인자하지만 교사나 재단에게는 무섭도록 단호하다.

이 총장은 내년부터는 ‘독립 책임 경영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즉, 학과별 ‘독립체신제를 시범 운영하겠다는 것.

이 제도를 통해 학과별 변별력과 사회 대응·적응력 평가를 명확히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 총장은 직업교육은 생성과 소멸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학과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독립체신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성과계약 연봉제다. 지금까지 교수의 연봉은 교육부가 마련한 지표에 따라 책정됐다면, 성과계약 연봉제는 각자가 맡은 학과의 취업률, 입학률에 따라 달라진다.

이 모든 것은 곧 ‘학생 중심 교육을 위함이라는 게 이 총장의 말이다. 교원의 인사구조의 개혁으로 교육 생태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17년까지로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 그 동안 학생과 학교, 나아가 교원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할 영남이공대학교의 미래는 밝다.

인터뷰 말미 이 총장은 계층상승의 사회적 역할이 가능해야 직업교육이며, 그것을 실천하는 학교가 바로 영남이공대학”이라며, 끝없는 애학심을 내비쳤다.

■ He is...

△1959년 3월 생 △1977년 대구 계성고등학교 졸업 △1981년 영남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 △1983년 영남대학교 공과대학원 공학석사 △ 2009년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 이공학부 물질과학전공 공학박사 △1988년 9월 영남이공대 금속과에 전임강사 임용 △2009년 3월 영남이공대학 총장 임명

[대구 영남이공대학교 =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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