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차기 외환은행장에 김한조…김종준 하나은행장 연임
입력 2014-03-02 19:53  | 수정 2014-03-03 00:23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물러나고 김한조 외환캐피탈 사장(58)이 새 행장으로 내정됐다. 조직 축소를 위해 자리가 사라지는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대표도 물러나게 됐다. 다만 김종준 하나은행장(58)은 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28일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경영발전보상위원회(이하 경발위)를 열어 이런 내용으로 그룹 내 은행장과 사장 추천을 결정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해 2월 외환은행 기업사업그룹 부행장에서 외환캐피탈로 옮겼던 김한조 행장 내정자는 1년 만에 행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경희고와 연세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강남기업영업본부장, PB영업본부장 등을 맡으면서 특유의 추진력을 보였고 직원들의 신망도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 퇴임한 이갑현 외환은행장 이후 14년 만에 내부 출신 행장이 탄생했다는 점에서도 향후 두 은행 통합 과정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32년간 외환은행에서 근무한 '맏형'으로서 외환은행 노조와의 대화를 잘 이끌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기업 경영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하면서 쌓아놓은 인맥도 강점이다.

금융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한마디로 '김정태 친정 체제 구축'으로 분석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조직 통합과 수익성 회복에 주력하기 위한 친정 체제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윤용로 행장 교체는 의외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 1월 김정태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김 행장과 윤 행장이 연임하는 게 (조직 운영을 위해서는 오히려) 편하다"고 밝혀 연임을 예상하는 기류가 강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행장 교체를 통해 수익성 회복과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한 인사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당초 외환은행장 후보 추천을 위한 최종 면접 대상자는 윤용로 행장, 김한조 외환캐피탈 사장, 신현승 외환은행 부행장이었다. 하지만 윤 행장만 면접에 불참한 것으로 나타나 행장 교체 기류를 미리 짐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나금융그룹 조직 슬림화 작업도 동시에 진행됐다. 하나금융지주 사장 직위를 폐지함에 따라 최흥식 사장이 물러나게 됐다. 12명이었던 지주 임원도 9명으로 줄였다. 김정태 회장이 지주사를 직접 관리하고, 그룹 내 모든 계열사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계열사 조직 슬림화를 위한 첫 조치로 자산관리(AM) 부문과 투자은행(IB) 부문으로 나뉘었던 하나대투증권 대표도 하나로 합쳤다.
하나금융그룹 기업금융 부문 부회장을 역임했던 임창섭 A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물러났다. 반면 현대증권 본부장과 부산은행 부행장을 거쳐 IB 부문 사장으로 왔던 장승철 사장이 하나대투증권 통합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정창영 전 코레일 사장, 김인배 이화여대 교수, 윤종남 법률사무소 청평 대표변호사,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을 추천했다.
[송성훈 기자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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