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하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피해 장기화로 해당 지역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순천시 낙안면 한 오리농가에서 AI가 확인돼 이 농가와 반경 500m 이내 농가의 닭,오리 7만여마리를 살처분했다.
AI 발생은 지난 1월 해남을 시작으로 나주, 영암 등 전남 서부권에서 발생했으나 이번에 동부지역인 순천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에 따라 순천시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이달부터 부분적으로 개장할 예정이던 것을 무기한 연기하고 긴급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순천시의 주요 관광지인 순천만자연생태공원 폐쇄가 장기화하면서 관광객 발길이 끊어져 인근 상가를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타격을 입고있다. 순천시는 1월 하순터 AI 예방을 위해 생태공원의 관광객 출입을 통제해왔다. 지난해 2월엔 10만여명이 순천만을 찾았지만 올해는 AI로 한명도 받지 못했다.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 순천만 주변 상인들은 최근 폐쇄조치 철회 청원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상인들은 "순천만 주변 음식점뿐 아니라 시내 전통시장까지 매출이 큰폭으로 줄었다"고 호소한다.
AI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으면서 재사육이 늦춰져 피해농가들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충북에서 가금류 사육 밀집지역인 진천군과 음성군은 AI로 오리사육 기반이 붕괴되다시피 했다. 지난달 AI가 발생한 뒤 진천·음성에서는 닭과 오리 172만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피해농가들은 복구작업을 서두르고 싶지만 다시 오리를 키우려면 일러도 내달 중순까지 기다려야 한다. AI 발생농가는 살처분이 끝난 뒤 30일이 지나야 이동제한 조치가 풀리고, 다시 21일간의 입식시험과 분변 바이러스 검사를 거쳐야 재사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 사정은 비슷한다. 도는 첫 AI 발생지역인 고창군과 부안군 일대에 설치한 방역대를 지난주 해제하고 이동제한 조치도 풀었다. 하지만 인근의 전남 영암에서 AI가 발생하면서 전북 피해농가들은 섣불리 재입식을 못하고 고민에 빠져있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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