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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김승규, 홍명보의 저울질이 끝난다
입력 2014-03-01 06:01 
터줏대감 정성룡일까 아니면 급성장한 김승규일까. 이제는 판단을 내려야하고 그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제는 저울질을 끝내야할 때다. 터줏대감 정성룡일까 아니면 급성장한 김승규일까. 이제는 판단을 내려야하고 그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 결정을 앞두고 펼치는 마지막 평가전인 그리스전(3월6일 한국시간)을 위해 1일 파주NFC에 소집된다. 홍명보호는 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진짜 마지막 실험이 될 무대를 준비할 계획이다.
사실 파주에 모이는 인원은 많지가 않다. 경기가 그리스에서 펼쳐지는 만큼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비롯해 해외파 대부분이 그리스 현지로 집결한다. 따라서 파주 소집인원은 K리거들과 일부 J리거 및 중국리그 선수들이다. 대부분 포지션의 유럽파가 합쳐졌을 때 치열하게 펼쳐지는 터라 당장의 긴장감은 덜하다. 하지만 이 포지션은 다르다. 정성룡과 김승규가 싸우는 골키퍼 자리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대표팀은 딱 두 선수만 골키퍼 장갑을 꼈다. 홍명보 감독도 출발은 정성룡이었다. 홍 감독은 부임 첫 대회였던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3경기에 모두 정성룡을 풀타임 출전시켰다. 그러다 8월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새로운 얼굴을 기용했는데, 울산에서 일취월장하고 있던 김승규였다. 0-0으로 비겼던 페루와의 경기를 통해 골키퍼 구도는 안개정국으로 빠져들었다. 이후 홍 감독은 조용히 경쟁을 부추겼다.
9월6일 열린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 또 김승규가 안방을 지키더니 나흘 뒤인 9월10일 크로아티아전에서는 다시 정성룡이 수문장 역할을 맡았다. 10월에 열린 브라질 및 말리전은 모두 정성룡이 골키퍼였다. 그러나 11월 열린 스위스 및 러시아와의 2연전은 각각 김승규와 정성룡이 한 번씩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올해 초 전지훈련도 역할이 분담됐다. 코스타리카와 멕시코를 상대할 때는 김승규가 나섰고, 미국전은 정성룡이 수문장이었다.
지금껏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이후 치른 13경기에서 정성룡이 8경기에 출전했고 김승규가 5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7월 동아시안컵 대회 3경기를 제외한다면, 본격적인 평가전 체제로 돌아선 이후 10경기에서는 5경기씩 팽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경쟁구도는, 냉정하게 말해 정성룡의 페이스가 주춤하면서 불이 붙은 게 사실이다. K리그와 대표팀에서 이전 같이 않은 실수가 잦아졌고, 상대적으로 김승규의 슈퍼세이브가 돋보였다. 때문에 김승규 대세론 혹은 바통 터치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래도 정성룡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홍명보 감독도 여전히 고민 중이다.
하지만 이제는 No.1 수문장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와야한다. 그리고 그 저울질의 끝은 역시 그리스전이 될 공산이 크다. 지난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이운재의 아성을 무너뜨린 정성룡의 수성일까, 아니면 정성룡이 그랬듯 김승규가 성을 함락할까. 그 긴 저울질이 그리스전을 통해 끝이 난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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