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소송' 원고 패소

KT&G를 상대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기돼 7년간을 끌어온 담배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폐암이 흡연 뿐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7년을 끌어온 국내 첫 담배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가장 큰 쟁점은 흡연이 폐암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여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3부는 흡연의 유해성은 인정되지만 폐암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부족한 만큼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폐암은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는 비특이성 질환으로, 비흡연자에게서도 발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특히 KT&G의 담배가 유통 당시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안전성을 갖춘 만큼 제조상의 하자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 박교선 / KT&G측 변호인
-"담배회사가 제조과정에서 잘못을 저지른 것은 없다고 판시했기 때문에 다른 소송이 들어와도 결과는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을 은폐했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마약류와 같이 심각한 수준의 중독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경고 문구 역시 고의로 은폐하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폐암환자와 가족들은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 배금자 / 폐암 환자측 변호인
-"실망스럽다. 이번 판결은 사법부가 유해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을 보호하고 국민건강을 외면한 비극적 판결이다."

정규해 / 기자
-"재판부가 담배의 유해성은 인정하면서 개별 원고들에 대해선 증거 부족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면서 흡연과 폐암발생을 둘러싼 논란은 상급심에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