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작은 고추가 맵네" 코스피 소형주 반란
입력 2014-02-26 17:48  | 수정 2014-02-26 19:42
시장을 이끌 만한 확실한 주도주가 없는 가운데 주로 개인이 선호하는 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은 고추처럼 매운 맛을 발산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던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들이 맥을 못 추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는 2.26% 하락했고, 현대차는 0.2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도주 부재 증시에 SK하이닉스(연초 이후 6.66%), 네이버(4.97%) 등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상장 협력업체 수와 시가총액 비중 등을 볼 때 주도주였던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소형주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주목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소형주는 연초 이후 8.00% 상승하면서 코스피(-2.02%), 유가증권시장 대형주(-2.96%), 중형주(1.37%), 코스닥(5.85%)의 상승세를 뛰어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가증권시장 소형주는 2009년 54.09%, 2010년 16.09%, 2012년 8.07%, 2013년 8.07% 등 5.06% 하락한 2011년을 제외하면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시장이 수년째 500 선을 전후해 박스권을 지키는 것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소형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중형주나 코스닥보다 유가증권시장 소형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근에 소형주가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배경에는 견조한 실적이 자리 잡고 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가 있는 종목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에 부합한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그러나 소형주 가운데서는 50%가 실적 전망치에 부합하는 성과를 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 추세에 있다. 지난 한 주간(19~24일) 소형주의 1분기 이익 전망치는 2.3%, 월간 기준으로는 1.62% 상향 조정됐다. 대형주가 지난 한 주간 0.3%, 월간 기준 4.04% 하향 조정된 것과 대비된다.

남기윤 연구원은 "소형주 주도 장세는 결국 개별 종목 장세를 의미한다"면서 "소형주 가운데 개별 종목별로 우량한 기업을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유망 소형주로 현대EP, 일진전기, 이수페타시스 등을 꼽았다. 현대EP는 자동차부품과 건자재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동부증권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이 30.38%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자동차에 국한됐던 생산 제품의 수요처가 건설과 전기전자 산업으로 확대돼 실적 안정성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주가도 17.75% 상승했다.
올해 영업이익이 93.4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일진전기도 다크호스다. 일진전기는 지난해 4분기 14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송배전 설비 생산업체인 일진전기는 송배전 관련 생산설비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은 우진을 추천했다. 우진은 정부 '원전부품 중소기업 육성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 될 전망이다. 원전 중기 육성은 박근혜정부의 대선공약 중 하나인 '원전부품 해외 수출' 현실화를 위한 전초 단계로서 정책 이행에서 우진의 수혜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아이셰어즈 신흥국 코어 ETF와 아이셰어즈 신흥국 스몰캡 ETF 등 투자 대상을 소형주로 확대하는 펀드들의 자금 흐름이 확대되고 있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자금 흐름의 수급적 수혜를 얻을 수 있는 소형주 위주의 투자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