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연합회·전경련 상반기 MOU…현지 투자정보 공유
입력 2014-02-26 17:45 
국내 은행들과 대기업이 국외 투자 정보를 공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외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내용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상반기 중 체결할 예정이다.
대기업이 외국에 진출할 때 시중은행과 관련 계획을 사전에 공유하는 구조다.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진출하려는 지역에 시중은행들이 발 빠르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MOU 체결로 은행도 외국에 진출하기가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서비스 산업인 은행업 특성상 외국 진출 초기부터 현지화를 통한 소매 금융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국내 업체들이 진출하는 지역에 은행이 공동으로 진출하게 되면 현지 금융 수요를 초반에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화를 통한 장기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국 현지에서 금융 조달이 쉽지 않은 대기업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은행들이 안정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 국외 투자 계획을 바탕으로 은행도 장기적인 외국 진출 전략을 사전에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지속적으로 외국 진출을 추진했지만 실제 성과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외국에 설치한 점포의 은행 전체 수익성에 대한 기여도는 0.7%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제화를 보여주는 초국적화지수(TNI)는 2012년 말 기준으로 국내 은행은 3.8%에 불과하다. TNI가 50%를 상회하는 글로벌 은행과 30%대 수준을 보이는 일본계 은행에 비해 국내 은행들은 외국 진출이 크게 저조한 것이다.
이처럼 부진한 은행들이 국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들과 협력 도모 강화라는 새로운 카드를 제시한 것이다. 특히 현재 은행권 진출이 부진한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지에서 공동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각 은행 국외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대기업과 외국 진출 시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정기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은행끼리도 외국 진출 시 협력을 공고히 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향후 개최되는 정기 간담회에는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도 공동으로 참여하는 외국 진출 시 공조를 논의할 계획이다. 단순히 외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금융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국외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국외 PF 사업에 수은 등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금융 지원을 하면서 국내 기업이 사업을 수주하는 '패키지'식 외국 진출 체제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은 간담회를 통해 외국 진출 시 애로 사항 등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MOU 체결을 시작으로 기업과 은행 간 발전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금융 수요를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은행과 기업들 의견을 수렴해 보다 발전적인 모델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초국적화지수(TNI) : 은행 대비 국외 점포의 자산, 수익, 인원 비율을 바탕으로 국제화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
[박용범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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