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부동산 관련株 꿈틀댄다는데…
입력 2014-02-26 17:39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데다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까지 내놓으면서 건설ㆍ건축자재 등 부동산 관련주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이명박정부 때는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 발표→반대 직면→도입 무산'이 반복되면서 부동산시장에 혼란만 초래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마지막 남은 규제로 평가되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손보겠다는 뜻을 밝힌 점에 대해 시장에서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미분양 건수, 거래량, 아파트 가격 등 부동산 관련 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26일 국토해양부와 하이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2009년 16만건이 넘었지만 최근 6만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오승엽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분양 소진은 건설사 공급ㆍ분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설주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역시 지방 아파트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관련주로는 현대산업개발, 계룡건설, 한신공영 등이 거론된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대형 건설주 중에서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가장 커서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경우 수혜를 입는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분양 재고가 2800가구였는데 올해 초 비수기임에도 850가구가 분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분양이 안 돼 현금흐름이 좋지 않았던 중소형 건설사들이 이번 정책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5일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던 한신공영이 대표적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한신공영의 수주잔액 3조7888억원 가운데 39.6%가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이었다"며 "최근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고 있고, 주가순이익비율(PER)이 5.0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배일 정도로 한신공영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계룡건설 주가도 연초 8500원 수준이었지만 26일 1만2500원으로 50%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26일 건설업종지수는 -0.61%를 기록했지만 연초에 비해서는 8%가량 오르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부양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실시되면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하우시스 삼화페인트 등 건축자재주도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 인테리어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LG하우시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2일(14만3000원) 대비 15.4% 뛰었다. KCC 주가도 이날 52만6000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15.5% 올랐고, 한샘도 5만1500원에서 5만8600원으로 13.8% 상승했다. 리바트와 에넥스도 같은 기간 각각 12.4%, 52.4%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건축자재는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동안 부동산 규제 때문에 재건축은 부진했지만 리모델링 수요는 상대적으로 활발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이 좋아지면 은행 실적 역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승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DTI, LTV 규제가 완화되면 대출 여력이 커지면서 오랫동안 정체 상태에 머물렀던 은행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KB국민은행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초 3만6000원 수준에 머무르던 KB금융 주가는 26일 3만9900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손동우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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