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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한그루 “‘따말’ 출연 후 결혼관 바뀌었죠”
입력 2014-02-26 15:21 
사진= 김승진 기자
[MBN스타 김나영 기자] 본명을 왜 바꿨느냐고요? 이름이 길어서 뺐어요.”

본명은 민한그루. 대중들은 배우 한그루라고 부른다.

지난 2011년 가수로 ‘위치걸(Witch Girl)로 데뷔한 한그루는 단 3개월 만에 배우로의 전업을 선언하며 드라마 ‘소녀K ‘오늘만 같아라 ‘스캔들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를 통해 연기력 논란 없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하명희 작가의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를 통해 확실한 입지를 다졌으며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하 작가와 또 다시 만나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한그루의 첫인상은 순수하고 밝은 20대 아가씨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인터뷰 내내 털털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모든 질문에 솔직담백하게 답해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 한그루가 말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지난 24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는 모든 상처와 장애를 끌어안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슬아슬 외줄 타기를 하는 두 부부의 갈등을 통해 결혼 생활의 현실을 그린 드라마다. 극중 한그루는 다나까” 말투를 사용하는 나은영 역으로 시청자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하명희 작가님과 두 번째 만남인데, 다시 만나게 돼서 기뻤어요.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성격이 정말 좋아서 잘 촬영했어요. 특히 연기파 배우분들이 많이 모여서 배우는 것도 많고 매번 기분 좋게 촬영했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 출연진들은 첫 리딩때부터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브라운관을 통해 보이는 배우들의 모습은 놀라운 호흡을 자랑했다.

고두심 선배님을 비롯해 모든 선배들이 생활 연기를 잘하다보니 꾸미지 않은 진짜 모습이 그려진 것 같아요. 그래도 힘들었던 점이요? ‘다나까 말투가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 말투를 평소에 잘 안 쓰니까 처음에는 대사를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했지만 입에 붙을 때까지 많이 이야기하니까 적응이 됐어요. 그런데 이제 적응되나 싶을 때 박서준 오빠랑 사귀면서 반말로 이야기를 해 ‘다나까가 사라졌어요. 그래도 이 말투를 통해 개성 있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그의 말처럼 ‘다나까 말투는 군대용어임에도 똘망똘망하고 사랑스러운 한그루의 외모와 오버랩 돼 시너지를 얻었다. 이에 대해 한그루는 아직 사랑스럽다는 이야기가 어색하지만 주변에서 많이 말해주셔서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사진= 김승진 기자
‘따뜻한 말 한마디는 주옥같은 대사 하나하나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그루는 어떤 대사가 제일 기억에 남을까.

저는 그 대사가 그렇게 좋았어요. 박서준 오빠가 저한테 ‘길 잃은 고양이한테 밥이라도 주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라고 하면 제가 ‘길 잃은 고양이라고요라고 화를 내요. 그러면 박서준 오빠가 ‘길 잃은 고양이가 얼마나 예쁜 줄 아십니까라고 하는데, 정말 그 대사가 좋았어요. 실제로 이런 말을 듣는다면 설레지 않을까요?”

그렇게 사랑스럽던 커플도 언니의 외도로 깨지게 됐다. 극중 나은영은 언니 나은진(한혜진 분)이 바람을 핀 상대가 송민수(박서준 분) 누나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사랑한 사람과 헤어지게 됐다. 하지만 두 사람의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웃는 모습으로 대면하며 열린 결말로 막을 내렸다.

애매해요. 사실 은영이 처음으로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사랑한 사람이니까 잘됐으면 했어요. 하지만 가족과 여러 사람을 생각하면 너무 자신을 위해 사랑을 키워나가는 게 모든 사람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돈으로 보고 지내면 정말 끔찍한 일이기에 오히려 이런 결말이 좋은 것 같아요.”

사진= 김승진 기자
◇사랑과 연애 그리고 결혼

사실 저는 솔직하고 장난기도 많고 애교부리는 스탈이 아니에요. 그런데 연기를 통해 알콩달콩하고 애교를 떠니까 손발이 오그라들었어요. 안 해보니까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실제로 저는 연애를 하면 신사임당 같아요. 모든 지 이해하고 뭐 하고 싶은 말도 안하고 화가 나도 참고 그러다 보니 헤어지게 되더라고요. 이제는 연기를 통해 솔직하고 사랑스럽게 행동하다 보니 변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어떻게 연애를 했지라는 생각이 들고 이제는 저를 좋아하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티격태격도 하고 그런 연애요.”

극중 보여줬던 사랑에 솔직했던 모습은 없었고 연애에 서툴고 친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한그루의 모습만이 있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반전 매력이 있었다. 극중 술을 먹고 병원에 실려갔던 나은영은 없고, 맥주 한 잔만 먹는다는 한그루가 있었다.

사람들이 의외라고 많이 하세요. 제가 어떻게 보면 촌스러워요.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고 의외로 곰 같아요. 남자 많고 술 잘 먹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실제로는 누가 연락처를 물어봐도 무서워서 못 주고 남자랑 단둘이 밥 먹으면 손이 떨려요. 그래서 불편한 연애보다 편하게 지낸 후 연애를 시작하는 타입이에요.”

한그루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통해 결혼관이 바뀌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하명희 작가의 작품을 하면서 바뀌었다고 말한다.

원래는 결혼을 정말 빨리하고 싶었어요. 20대 중반쯤 꼭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작가님의 작품을 2번 하니까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요(하하). 사실 없어진 것보다는 내가 어느 기준을 딱 두고 누구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졌어요. 극중 완벽하게 나오는 지진희 선배님도 불륜 행위를 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듯 결혼이라는 남녀 관계가 행복의 끝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백지화 됐어요. 이제는 기준도 없고 ‘인연이 있으면 하겠지라는 생각뿐이에요. 인연은 오겠죠?”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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