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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오디션 돌아보기’④] “문제는 그릇이 아닌 내용물이다”
입력 2014-02-26 15:09 
[MBN스타 금빛나 기자] 오디션 프로그램의 쇠락이요? 중요한 것은 오디션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무엇을 담아내느냐는 것이죠.”

지난 2009년 Mnet이 ‘대국민 오디션 구호 하에 야심차게 내놓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는 이후 방송계의 판도를 바꾸었다. 이후 각 방송사에서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저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쏟아냈고 그야말로 ‘오디션프로그램 전성시대를 열었었다.

하지만 유행은 언젠가 지나가고 마는 것, 아무리 좋아하는 영화라도 반복해서 보면 질리는 것처럼 비슷한 포맷으로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곧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만들었고, 그 많던 오디션프로그램도 조금씩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멘토제 도입으로 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두었던 ‘위대한 탄생은 시즌3를 끝으로 지난해 3월 쓸쓸히 폐지됐으며, 오디션프로그램 열풍의 원조라고 불리던 ‘슈스케 역시 시즌5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실패하며 ‘지상파를 위협하던 케이블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오디션 프로그램 최후의 보루로 불리던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은 좋다-K팝스타3(이하 ‘K팝스타3)가 선전을 하면서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K팝스타3 외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무한 상태다. 최근 ‘슈스케가 시즌6의 준비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전과 같은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슈스케 시즌6의 출범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예전보다 시들해진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에 대해 ‘슈스케와 ‘보이스 코리아을 연출을 맡았던 Mnet 김기웅 국장은 처음 신선한 재미를 주었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이제는 많은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인식돼 진 것 같다. 이는 과거의 포맷이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새롭거나 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이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쉽게 만들고 없앨 수 있는 단일 프로그램이라고 하기 보다는, 오랜 시간동안 준비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진행될 수 있는 하나의 프로젝트에 가깝다. 만약 오디션 프로그램을 일반 쇼 프로그램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어려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잠시 인기의 휴지기를 맞이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한 김 국장은 이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슈스케의 경우 폭을 좁혀, 출연자들의 들려주는 음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들이 펼치는 서바이벌을 통해 더욱 강화된 음악성을 보여줄 계획”이라며 Mnet은 노래하는 것을 보여주는 음악채널이다. 그 목적을 위해서 가수들이 음악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일반인들도 역시 노래하고 그 과정에서 스타가 만들어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3의 연출을 맡은 박성훈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계가 온 이유에 대해 초창기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합격이냐 불합격이냐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변화를 준다고 해도 규칙을 조금 변경해 이 사람이 합격일지 불합격일지 더 헷갈릴지 만들 뿐이었다. 시청자들은 똑똑하다. 시즌이 반복되면 그런 것들은 언젠가 간파당할 수밖에 없다. ‘합격-불합격과 같은 극적 장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사진=K팝스타3 캡처
박 PD는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드라마든 예능이든 지금까지 진정성이 바탕이 된 프로그램들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장르는 싫증을 느낄 수 있지만, 꿈의 무대라는 자리가 주는 드라마들과 오디션에 참가하는 도전자들과 심사위원들의 진정성이 진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만 한다면 장르적인 한계 탈피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오디션 프로그램에 꼭 필요한 것으로 진정성을 꼽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나올 수 있다”고 말한 박 PD는 한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공정성이 기반이 돼 있는 상태에서 진심과 진심이 부딪쳐서 나오는 결과들을 놓지 않는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갔느냐지 단순히 수명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있어 오디션은 필수 불가결한 존재다. 오디션을 통해 필요한 것을 얻는 만큼 그 형태만 바뀔 뿐 오디션 그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 평론가는 ‘경쟁을 한다라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는 변수를 만들어 낸다.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가 이미 경쟁을 담아내고 있고, 이것만으로도 오디션은 좋은 방송 콘텐츠 중 하나”라며 게다가 이를 주시하는 업계 관련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프로그램이 주목받을 수 있는 여건들이 많다”라며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당면한 과제에 대해 강 평론가는 문제는 TV가 어떻게 영상으로 담아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주고 긴장감을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것만 극복한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계속 생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오디션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무엇을 담아내느냐는 것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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