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인터뷰] 윤시윤 “극중 늘 짝사랑…현실에서 진짜 사랑하고파”
입력 2014-02-26 09:29 
사진=이현지 기자
[MBN스타 남우정 기자] 29살이라곤 믿기지 않았다. 30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소년 같은 얼굴을 하고 있던 윤시윤. 하지만 인터뷰가 끝났을 땐 진중한 말투와 생각이 20대라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총리와 나를 마치고 만난 윤시윤은 바쁜 촬영에 지친 듯 보였지만 한 마디 한마디에 힘을 내주어 말하고 신중하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지금 인터뷰를 제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하고 있다”며 인터뷰 하나에도 열과 성을 다하는 윤시윤의 모습은 그가 어떻게 살아가는 지 가늠할 수 있었다.

◇ 기존의 이미지 모두 부정하는 건 겸손하지 못한 태도”

윤시윤은 ‘총리와 나로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이미지를 보여줬다. 소년같이 해맑고 순수한 청년이었던 윤시윤은 ‘총리와 나에서 복수심에 사로잡힌 총리 수행과장 강인호로 분해 지적이지만 냉소적인 캐릭터로 변신했다.

차분한 캐릭터라 연기를 할 때 감정을 안으로 표현하려고 애를 썼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 보이게 하려고 했고 대사들 보단 지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캐릭터 일기나 서브 텍스트 같은 것을 만들어서 그 인물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기존의 이미지를 벗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은 아니었는지 궁금했다. 이같은 질문에 윤시윤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고 하지만 기존 느낌을 모두 부정하는 것은 겸손하지 못한 태도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딱 강인호 정도로 변신을 하려고 했다. 전작인 ‘이웃집 꽃미남과 비교했을 땐 그렇지만 사실 많은 것을 시도한 건 아니다. 내가 이해하고 내 성격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다. 만약에 차갑고 복수심에 싸인 인물로 이미지 변신을 할 것이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진 않았을 것이다.”

◇ 드라마에선 짝사랑…현실에서 진짜 사랑하고 싶다”

윤시윤은 ‘총리와 나를 통해서도 윤아를 짝사랑 연기를 펼쳤다. 메인커플인 이범수-윤아, 만만치 않은 케미를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윤시윤은 인호와 다정(윤아 분)과의 러브라인이 사랑을 받았던 건 시청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기 때문이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데뷔작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신세경을 짝사랑하는 준혁 학생 역으로 짝사랑의 대명사가 된 윤시윤. 이후 ‘이웃집 꽃미남에서도 극 초반 박신혜를 짝사랑해 열렬한 구애를 보내더니 ‘총리와 나에서도 결국 짝사랑으로 끝나고 말았다. 매번 그에게 짝사랑男 역할이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짝사랑뿐만 아니라 그리움의 정서가 많은 것 같다. 그런 것이 익숙하고 좋다. 그런 점을 진실되게 보신 것 같아 감사하다. 사실 현실에서 사랑을 이루고 싶고 작품에선 짝사랑하는 것도 괜찮다. 누구나 짝사랑의 감정을 갖고 있기에 그걸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

현실에선 짝사랑 대신 진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윤시윤은 실제로 연애사업을 휴업한 지 3년째라고 고백했다. 외롭지만 그렇다고 쉽게 만남을 갖는 것은 싫다며 아직 운명을 기다린다고 답했다. 연기뿐만 아니라 연애에 관해서도 확고한 소신이 있었고 이는 아집이 아니라 진중한 그의 성격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이 있지만 운명, 인연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사랑인지 확인하는데 신중해야 한다. 전 여자에게 사랑보단 신뢰를 받기를 원한다. 사랑은 제가 주고 싶다. 근데 신뢰라는 건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느냐? 제가 추구하는 사랑은 신뢰를 기반으로 만났을 때다.”

◇ 독서는 불안함 이겨내는 나만의 방식”

데뷔작부터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고 첫 주연작인 ‘제빵왕 김탁구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탁구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지만 윤시윤은 꼬리표를 달게 됐다. 이후 작품들이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할 때마다 어쩔 수 없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에 윤시윤은 조바심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으로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전 본 사람들은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래서 작품을 선택할 때 따뜻한 작품을 선택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동화같은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런 연기를 할 때 가장 감정이입이 잘 된다”고 연기 소신을 밝혔다.

활자 중독으로 불릴 정도로 책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윤시윤이 책을 읽는 이유도 그의 연기, 연예계 생활과 연관되어 있었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저마다 불안함이 있고 그걸 이겨내는 방식이 다를 것이다. 저에겐 독서가 불안함을 이겨내는 방식이다. 몰랐던 무언가를 알아가는 게 좋고 위기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많이 보면 공격력은 안 생기는데 확실히 방어력은 생기더라.”

담배는 한 번도 피운 적이 없고 술도 취할 만큼 마시지 않는다. 작품을 위해 뺀 몸무게는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 원하는 이성상도 자신과 같은 바운더리를 가진 여성을 찾았다. 외국어 공부에도 열심히고 심지어 직접 운영하던 SNS도 끊었다. 20대인데 ‘신부님처럼 너무 절제된 생활을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다. 꿈이 많고 많은 것을 바라기 때문에 참고 견디는 거다. SNS는 말조심을 하려고 중단했다. 말실수를 하면 욕을 먹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을 뭐라고 정해서 표현하면 안 될 것 같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 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생각을 단정 지으면 안 된다.”

연기는 물론 자신의 삶에도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배우 윤시윤은 대중들에게 신뢰감이 드는, 단 5분이라도 투자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고 배우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그의 행실은 이미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그의 남은 연기 인생을 지켜보면 될 뿐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