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의 맥] '통일대박'에 통일부만 왕따?…오락가락 김상곤
입력 2014-02-26 07:45  | 수정 2014-02-26 11:31
(오프닝)
2월 26일 수요일 뉴스의 맥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힌 가운데, 통일부와의 역할 중복 우려가 나옵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고 있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젭 부시가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미국의 차기 대선에서 부시 가문과 클린턴 가문의 재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전·월세 소득에 대한 세금 추징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세입자들의 피해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1. 통일준비위
-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로 국내외에서 통일 이슈를 재점화한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어떻게?"라는 질문에 시달렸습니다. 어제 그에 대한 답을 내놨습니다. 통일준비위원회. 통일을 준비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힌 겁니다.
박 대통령이 밝힌 통일준비위의 핵심 역할은 바로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입니다.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시민단체까지 참여해 남북의 현재와 미래를 차근차근 고민해보는 겁니다. 어제 담화가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였던 만큼 결국 남북 경제협력에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어제 발표를 보고 한숨을 내쉰 부처도 있습니다. 바로 통일부입니다. 안그래도 북한이 자꾸 청와대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해오는 터라 자꾸 존재감이 없어지는데 통일준비까지 청와대가 직접 나선다면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의 역할 중복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통일준비위는 당장 다음 달이면 발족할 수 있을 전망인데, 통일 대책 수립 절차 역시 제대로 '통일'되기를 바랍니다.


2. 김상곤 오락가락
- 요즘 여의도에 '간' 씨 성을 가진 정치인들이 많아졌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습니다. 출마 여부나 정당을 놓고 '간을 보는' 일부 정치인들을 풍자하는 말입니다. 대선 당시 안철수 예비후보가 그랬고, 최근에는 부산의 오거돈 전 총장이 여러 선택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간을 보는' 유력 정치인이 또 추가됐습니다. 바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입니다. 교육감과 도지사 중 어디에 출마할지, 또 도지사에 나간다면 어느 정당으로 나갈지, 아니면 무소속으로 나갈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일단 현재로서는 교육감 3선의 뜻이 더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마땅한 경기도지사 후보가 없는 새정치연합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엊그제(24일) 밤 직접 김 교육감을 찾아가 출마를 호소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민주당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김 교육감을 영입하자니 이미 출마의사를 밝힌 당내 김진표·원혜영 의원이 있고, 출마를 그냥 보고 있자니 표가 갈려 여권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지사에 출마하려면 다음 달 5일까지는 교육감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이제 김 교육감이 고민할 시간도 1주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3. 부시 vs 클린턴
- 부시와 클린턴이 내후년인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부시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클린턴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입니다. 젭 부시의 경우 아버지와 형이 대통령을 했었고, 힐러리는 아시다시피 남편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입니다.
두 사람의 상황은 사뭇 다릅니다. 남편의 대통령 시절부터 당찬 여성 정치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힐러리는 요직을 거치며 이미 오래전부터 민주당의 강력한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마저도 최근 내일 대선이 실시된다면 힐러리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반면, 젭 부시는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다가 최근 공화당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꼽혔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브리지 게이트'로 수렁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젭 부시 본인 역시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툭툭 던지고 있습니다.
만약 부시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고 힐러리가 예상대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면, 1992년 대선 이후 24년 만에 부시와 클린턴 가문이 재격돌하게 됩니다. 당시엔 클린턴이 웃었는데 이번엔 어떻게 될까요?

4. 월세 세금 추징
- 어제 전·월세 집주인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세청이 전·월세 소득을 집중조사해서 세금 추징에 나서겠다고 밝힌 겁니다.
물론 지금도 전·월세 소득에 세금이 붙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집이 두 채가 넘거나, 한 채라도 9억 원 넘는 집을 월세 줬을 경우. 일정 기준 이상의 집을 3채 이상 갖고 전세줬을 경우에는 임대소득의 최대 38%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하지만, 집주인이 자진 신고를 하지 않으면 국세청이 알 방법이 없어 사실상 '안 내도 그만'인 세금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국세청이 국토부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을 수 있게 돼 전·월세 소득이 투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악덕 집주인 밑에서 세를 살았던 세입자라면 '그거 참 쌤통이다'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선 세금을 추징당할 경우 그만큼의 돈을 월세에 얹어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세입자에게 이면계약 같은 변칙계약을 강요할 수도 있습니다.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꼼꼼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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