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산상봉] 눈물의 이별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요"
입력 2014-02-25 20:01  | 수정 2014-02-25 21:06
【 앵커멘트 】
60년 넘게 기다린 불과 사흘 동안의 만남은 그야말로 꿈처럼 지나갔습니다.
이산가족들은 살아서 다시 만나기는 어렵다는 생각에, 찢어지는 마음으로 아버지와 형제·자매들을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홍승욱 기자입니다.


【 기자 】
가족들이 모두 노래를 잘했다는 반리현 할아버지 가족.

60여 년 만에 만난 동생들과 '고향의 봄'을 부르며 함께 모여 살던 시절을 추억합니다.

"꽃동네 새 동네 차리인 동네…."

이제 한 시간 뒤면 헤어져야 한다는 걸 애써 잊으려는 듯 작별 상봉장 곳곳에서는 노래가 이어졌습니다.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하지만, 노래가 그치자 흘러 넘치는 눈물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2차 상봉에서 유일하게 아버지를 찾은 남궁 봉자씨는 직접 틀니 접착제를 챙겨 드립니다.

"또 만나자고요. (다시 만나자.) 오래 사셔야 다시 만나지…."

하지만, 오지 않길 바랐던 이별의 순간은 냉정하게 찾아왔고,

'이상으로 작별상봉을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서러운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만나지 못한 이들에게 전하고 팠던 말을 메모지 가득 남긴 가족들은 상봉장 밖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웃어 보이려 애씁니다.

"웃으며 헤어지자…. 응? 웃어, 웃으라고…."

마지막까지 과자 하나, 사탕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60여 년을 기다린 끝에 만난 지난 사흘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이산가족들.

꿈에서라도 꼭 다시 만나야 하기에 아버지, 언니 오빠 얼굴을 마지막까지 눈에 담았습니다.

MBN뉴스 홍승욱입니다.

영상편집 : 이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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