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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들이 더 인정한 조해리 금메달의 `가치`
입력 2014-02-25 17:45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국가대표 조해리가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녀가 획득한 금메달의 가치는 주변인들의 축하로 더욱 빛났다. 사진(인천공항)=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임성윤 기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마친 태극전사들이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 2관왕에 오른 박승희, 아쉬운 은메달의 김연아 등이 스포트라이트의 집중 세례를 받았지만 귀국한 국가대표선수들을 마중 나온 빙상 관계자들의 이목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로서 3000m 계주 금메달리스트인 ‘조해리(28)에 쏠려 있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동고동락했던 기억과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그녀가 흘린 눈물을 가까이서 지켜본 장본인들이며 그녀가 겪었던 고난과 역경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조해리는 2002년 국가대표급의 실력을 지녔음에도 올림픽 참가 나이규정인 만 16세에 28일이 모자라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4년 뒤인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는 대회 직전 입은 부상으로 인해 아쉬움을 달래야 했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음에도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으로 눈물을 머금어야 했다.
그러나 갖은 부상과 힘든 훈련에도 꿋꿋하게 버틴 조해리는 드디어 2014 소치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 나서 눈물겨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감격의 눈물을 흘린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를 바라본 동료 선수와 감독 그리고 가족들의 심정도 조해리 못지않았다. 인천공항에 조해리를 마중 나온 이들은 하나같이 조해리의 성과를 축하한다는 뜻에 목소리를 높였다.
조해리의 어머니 유인자씨는 9살에 시작해 20년가까이 묵은 한이 한꺼번에 풀리는 것 같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동안의 고생에 비해 결과가 좋지 못해 서운함이 많았는데 본인의 심정은 더했을 것”이라며 개인 메달에 욕심을 내서 참가한 것이 아닌 대회이자 마지막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너무나 기쁘다”는 심정을 전했다.

소속팀인 고양시청의 모지수 감독 역시 힘든 시간을 견디고 금메달을 따낸 점에 감격스러워 했다. 모 감독은 너무 큰 부상을 많이 당했다. 한쪽 다리는 운동을 못할 정도로 부상을 입었고 문을 열지 못할 정도의 어깨 탈골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술을 해야 할 상황임에도 마지막 올림픽이라 참가 욕심을 냈는데 잘 해준 것 같아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2006년 부상 때는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참가한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으니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 다 해보라고 하겠다. 남자친구도 사귀어 보라고 할 생각이다”는 말로 기쁨을 표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인 곽윤기(서울시청) 역시 누구보다 많이 응원한 선수가 조해리 누나다.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어떻게 준비하고 얼마나 훈련을 했는지 알고 있다.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어낸 것 같아 기쁘다”는 뜻을 전했다.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딴 선수도 개인적인 성과를 낸 선수들도 있지만 그 외에 많은 선수들이 메달과는 거리가 먼 성적을 낸다. 조해리도 그동안은 노메달의 선수 중 하나였지만 힘겨운 노력 끝에 2014 소치올림픽의 값진 금메달을 얻어냈다. 자신도 기쁘겠지만 주변에서 더욱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조해리의 금메달은 그 어떤 메달보다 밝은 빛을 내고 있었다.
[lsyoo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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